최근 '미생'(未生)이라는 드라마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역경을 딛고 완생(完生)을 향해 나아가는 직장인의 모습을 잘 그려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의학의 세계에서 완생이란 무병장수를 향한 꿈이 아닐까 싶다. 사상의학의 창시자 이제마는 병의 원인을 마음에 생긴 욕심으로 봤으며, 이 욕심을 잘 다스리는 것이 무병장수로 가는 지름길이라 했다.

사상인의 특성은 무엇이고 건강을 위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

태양인은 '앞으로 뻗어나가고 뒤로 물러나지 않는' 특성이 있어 진취적이며 선각자적인 면모를 보인다. 사상의학이라는 독창적인 의학을 창시한 이제마가 바로 태양인이다. 소양인은 '손에 들기만 하고 놓을 줄 모른다'고 한다. 영리하고 상황 판단력이 좋지만 일을 벌이기만 하고 마무리를 제대로 못한다. 용맹하나 성급해 실수가 잦은 삼국지의 장비가 소양인이다. 태음인은 '고요하고 잘 움직이지 않는' 특성이 있다.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심사숙고하지만 일단 한 번 결정한 사항은 밀고 나간다. 삼고초려로 유명한 유비가 태음인이다. 소음인은 '머무르려고만 하고 밖으로 나가려하지 않는다' 하여, 관심 분야에서는 생각을 깊게 진척시켜 끝까지 탐구하지만 시야가 좁은 단점이 있다. 제갈공명이 소음인이다.

행동의 측면에서 볼 때 태양인은 남성적이고 적극적인 반면 소음인은 여성적이고 내향적이다. 소양인은 겉으로 보이는 부분을 중요시해 바깥 일에는 적극적이지만 집안일은 등한시한다. 반면 태음인은 겉보다는 내실을 중요시해 변화를 싫어하고 자신의 실속을 차리는 특성이 있다.

사상인의 이러한 특성이 몸에는 어떤 질병을 유발할까. 태양인은 생각이 앞으로만 뻗어나가 급진적이고 독선적인 사람이 되기 쉽다. 이런 급한 마음이 태양인의 약한 장부인 간국(肝局)을 손상시켜 음식을 넘기지 못하고 토하는 열격(噎膈)과 같은 질병을 유발한다. 조급한 마음을 자제하고 여유를 가져야 건강해진다. 소양인은 벌인 일은 많은데 마무리가 안 돼 이에 대한 걱정으로 병이 된다. 심할 경우 기억을 차단시키는 건망(健忘)이라는 병에 걸린다. 자신의 내면을 살피고 내실을 다져야 약한 장부인 신국(腎局)의 손상을 막아 건강해진다.

태음인은 자기 것을 지키려는 마음이 과도해지면 애착이 집착으로 변질돼 탐욕이 늘어난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 겁내는 마음이 생기고, 심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해지는 정충(怔忡)이라는 병에 걸린다. 내 것만 지키려는 마음을 버리고 다른 사람과 외부 환경에 관심을 가져야 약한 장부인 폐국(肺局) 손상을 막아 건강해진다. 소음인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한 마음이 커지면 소화불량과 같은 질병이 생긴다. 변화무쌍한 사회에 대해 마음을 열고 적극 참여하는 습관을 들여야 약한 장부인 비국(脾局)의 손상을 막아 건강해진다.

사상인 모두 마음의 욕심을 잘 다스려 무병장수의 완생을 향한 힘찬 걸음을 내딛는 2015년이 되시기를 기원한다.

부산대한방병원 사상체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