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학업·취업난 등 이유
- 20대 환자 증가 추세
- 규칙적 운동·종교활동 등
- 자신에 맞는 관리법 모색

근래 우울증(우울장애)에 대한 우려가 높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등으로 한국에 잘 알려진 미국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우울증을 겪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국내에서도 우울증 진료 환자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우울증은 일시적이고 단순한 우울감과는 다르다. 의욕 저하나 흥미 상실, 수면 장애 등의 증상이 일정기간 이상 지속되면서 삶에 심각한 장애를 보이고, 그로 인해 가정과 사회생활에 각종 문제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심각해질 경우 자살 위험성도 높아지는 위험한 병이다.

특히 우울증은 여성이 남성보다 배 이상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 환자 중 남성이 18만4183명이고 여성은 40만6965명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여성의 생리적 요인을 들 수 있다. 여성은 월경, 출산, 폐경 등에 따른 호르몬 변화가 극심하면 감정의 흔들림을 경험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 가사와 직장생활 병행, 시부모님과 갈등, 남성 우위 사회 등으로 스트레스를 더 많이 경험한다고 할 수 있다.

요즘은 60대 이상 노인과 20대 젊은층 환자에서도 증가율이 두드러진다. 최근 5년간 전체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이 5%인데 비해 60대 이상은 9%로 다른 연평보다 확연히 높다. 20대 환자 또한 연평균 증가율이 5.1%로 나타났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공보금(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과거에 비해 20~30대 초반 환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내원 환자 10명 중 2명 정도로 비중이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학업, 취업, 결혼의 어려움, 경제적 불안정성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또 힘든 마음을 밖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쉽게 주위의 도움을 청하지 않는 것도 우울증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노인층에 우울증이 많은 것은 신체기능 저하, 질환(통증 등), 경제력 상실, 사별, 홀몸 노인 증가, 가족 내 갈등 등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유전적 요인으로는 우울증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 우울증이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심리적으로는 대인관계 문제 등에 따른 스트레스가 선행하는 경우가 많고 완벽주의적이거나 잘못을 모두 자신 탓으로 돌리는 성격에서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다.

공 교수는 우울증 원인과 예방을 모두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스트레스'를 지목했다. 쉽게 말해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고 쌓이면 우울증을 야기하게 된다는 얘기다. 그는 "환자들과 상담해 보면 대부분 스트레스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것을 느낀다. 평소에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쉬운 방법으로 규칙적인 걷기 등 운동을 꼽았다. 그 외 종교활동이나 음악 듣기 등 자신에 맞는 스트레스 관리법을 찾고, 긍적적인 생활태도를 갖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공 교수는 "우리나라의 모든 연령층이 우울증에 취약한 것 같다"면서 "우울증으로 굳어지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열린 마음, 그리고 주위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배려해 주는 것이 우울증 방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만일 우울증으로 확진되면 약물·정신치료를 병행하는 게 효과적이다. 약물은 신경전달물질의 농도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며 2~4주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 광선치료나 전기경련요법 등이 쓰이기도 한다. 우울증 치료를 조기에 종료하면 재발의 위험이 크므로 6개월 이상 유지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