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의 리시안서스 보야주피치와 자나장미, 보라색의 히아신스와 무스카리, 노란색의 골든볼, 하얀색의 스위트피와 조팝나무 등으로 믹스매치한 봄꽃 장식.

- 원색 꽃은 섞지 않고 단독으로
- 색 조합땐 '그라디에이션' 추천
- 와인병 등은 화병으로 재활용
- 하루 1번 물갈이·밑동 잘라야

따뜻한 봄이 성큼 다가오면서 산으로 들로 봄꽃 나들이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시기다. 간단한 꽃장식으로 봄꽃을 집에서 감상할 수도 있다. 봄맞이 대청소가 끝났다면 칙칙한 집에 생기를 불어줄 꽃 인테리어에 도전해보자. 집안 분위기를 봄으로 바꿀 꽃장식법을 부산 경성대 앞 '플라워 아틀리에 포레(051-637-9883)' 류현주 플로리스트의 도움말로 살펴봤다.

■보랏빛과 분홍색의 믹스매치

류현주 플로리스트는 올해 봄 인테리어용 꽃으로 분홍색의 리시안서스 보야주피치와 자나장미, 보라색의 히아신스와 무스카리, 노란색의 골든볼, 하얀색의 스위트피와 조팝나무 등을 추천했다. 이들 중 조팝나무 스위트피 무스카리 히아신스 등은 대표적 봄꽃이다. 특히 올해 봄에는 자줏빛이 도는 보라색과 복숭아색이 꽃꽂이 꽃으로 선호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류 플로리스트는 "원색 계열의 강한 색감보다 옅은 보랏빛이나 핑크 등 은은한 색감의 꽃을 믹스매치(서로 다른 느낌의 소재를 섞어서 색다른 멋을 내는 법)하는 것이 요즘 유행이다"고 설명했다.

꽃꽂이할 때에는 중심이 되는 색의 꽃을 정한 뒤 대비되는 다른 색을 적절히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홍색의 리시안서스 보야주피치와 자나장미를 중심에 두고 보라색의 히아신스와 하얀색의 스위트피를 옆에 배치했다. 말린 노란색의 골든볼을 곳곳에 꽂고, 배경은 하얀 조팝나무와 나무줄기인 유칼립투스 폴리를 넣어 풍성하게 마무리했다. 히아신스는 화병에 알뿌리째 담아 수경식물로 꽃장식을 해도 충분히 봄 분위기를 낼 수 있다. 히아신스를 다른 꽃과 함께 배치하려면 알뿌리를 제거한 다음 꽃다발을 만들면 된다.

강한 색감을 원한다면 원색의 꽃으로 화병을 장식할 수 있다. 강한 원색은 지나친 보색대비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단일 꽃만으로 장식하는 것이 좋다. 노란 색감이 탁월한 라넌큘러스가 봄 장식 꽃으로 인기가 많다. 색감이 강하기 때문에 여러 송이의 꽃다발을 넣는 것보다 대여섯 송이 정도만 넣는 것이 보기에 더 깔끔하다.

다양한 색을 조합하는 게 꽃꽂이에서는 가장 어렵다. 초보자라면 단일 색 만으로 꽃장식을 해도 충분한 인테리어 효과를 낼 수 있다. 좀 더 욕심을 내고 싶다면 보색대비보다는, 중심이 되는 색을 중간에 배치한 뒤 이 색이 은은하게 퍼지고 확장하는 '그라디에이션' 방식을 택하자.

꽃 시장에서 꽃을 사지 않더라도 지천으로 널린 봄꽃을 꺾어 장식할 수도 있다. 설리화나 매화, 조금 있으면 만개할 벚꽃 등을 가지째 꺾어 화병에 꽂아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야생화는 꽃시장에서 파는 생화보다 더 자연스러운 멋을 낸다.

■화병 활용과 배치법

	물이 든 그릇에 페이션스를 동동 띄워 장식했다.

꽃을 담아둘 화병을 따로 준비해야 하는 일도 골치다. 예쁜 화병을 많이 사두면 좋지만, 경제적으로 부담될 수 있다. 이럴 땐 '재활용'에 눈을 돌려보자. 먹다 버린 모양이 예쁜 음료수병이나 녹색의 색감이 있는 '페리에' 물병, 와인병 등은 화병으로 재활용하기 좋은 소재다. 통조림통이나 커피잔 등도 꽃을 담아둘 용기가 될 수 있다. 부식의 위험이 있는 철제만 아니면 어느 것이든 꽃장식 용기로 문제가 없다.

꽃꽂이가 완성됐다면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가 고민거리다. 식탁이나 소파 테이블, 거실 선반 등 집안의 중점이 될 만한 한 곳을 정한 뒤 그곳에 메인 꽃장식을 둔다. 집안 곳곳에 메인 꽃장식 여러 개를 두면 집이 오히려 정리되지 않고 지저분한 느낌을 줄 수 있다. 가령 소파 테이블을 꽃 인테리어의 주요 지점으로 생각한다면 소파 테이블 위에 풍성한 메인 꽃장식을 배치하고, 나머지 식탁이나 침실 등에는 '미니 데코레이션' 수준으로 메인 꽃꽂이와 동떨어지지 않는 색의 한두 송이 정도로만 장식하면 된다. 꽃꽂이가 어렵다면 화분 식물을 길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관은

화병에 든 꽃은 향이 좋고 보기에도 좋지만 금방 시든다는 단점이 있다. 꽃의 생생함을 좀 더 오래 간직하는 방법도 알아두면 좋다. 우선 화병의 물갈이를 하루에 한 번은 해준다. 하루 이상 물을 갈지 않고 두면 불순물이 뜨고 물이 탁해져 꽃에 이로울 게 없다. 화병의 물을 갈아주면서 꽃줄기의 밑동을 매일 0.5~1㎝ 정도씩 잘라주는 것도 잊지 말자. 밑동을 자를 때는 비스듬히 사선으로 자른다. 사선으로 잘라야 줄기가 물을 먹는 면적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꽃시장에서 생화 연장제를 사서 화병에 넣는 것도 한 방법이다. 생화 연장제는 꽃에 영양분을 제공해 싱싱함을 오래가게 해준다. 화병 물 안에 락스 한 방울을 떨어뜨려도 꽃의 생생함이 오래갈 수 있다.

더 오래 보관하기 위해 꽃을 아예 말릴 수도 있다. 꽃다발 모양을 정돈한 뒤 거꾸로 매달아서 말리면 모양의 흐트러짐이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