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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한국 데뷔 무대…선택 잘 했다

프랑스 출신의 찰리 르 민두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2012-05-01 19:15:23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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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디자이너 찰리 르 민두가 프레타포르테 부산 무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레이디가가 의상제작 참여로 유명
- 머리카락·손톱 등 모두 하나의 패션
- 한국정서 고려 '톤 다운' 요청 존중

검은 롱드레스를 입은 모델이 등장했다. 검은 드레스 위에 수놓아진 붉은 색의 무늬가 눈길을 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의상의 느낌이 일반 천같지는 않다. 곧 비밀이 풀렸다. 옷의 소재는 바로 사람의 실제 머리카락. 머리카락을 이용해 사람이 입는 옷을 만든 것이다. 길고 곧게 뻗은 머리카락, 때로는 웨이브 머리카락이 옷이 됐다.

머리카락은 의상뿐 아니라 모자에도 응용됐다. 아랍 여성의 부르카를 연상시키는 모자나 입술 모양의 모자 등도 모두 머리카락으로 제작됐다. 마지막 무대에 등장한 일명 '비늘 패션'. 인어공주를 연상시키는 바지와 드레스의 이들 '비늘'은 사람의 인조 손톱으로 만들어졌다. 흔히 네일 관리를 받을 때 쓰는 인조 손톱을 모아 옷으로 재탄생시켰다.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 찰리 르 민두의 무대는 이처럼 파격 그 자체였다. 그는 13세에 헤어스타일리스트로 데뷔해 레이디 가가의 의상 제작에 참여한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특히 지난해 런던패션위크 때 전라의 모델을 등장시킨 전력 때문인지 이번 프레타포르테 부산 무대에서 가장 관심을 불러일으킨 디자이너이기도 했다.

"미용실에 갔을 때 옷과는 상관 없이 머리만 새로 하잖아요. 근데 옷과의 조화는 중요하죠. 이처럼 옷뿐이 아니라 머리 손톱 등 모두가 하나의 패션이란 것을 보여주기 위해 머리카락, 인조 손톱 등을 의상 소재로 사용했습니다. 의상과 헤어 등을 하나의 패션으로 총연출한 거죠." 지난달 28일 프레타포르테 부산 무대에서 만난 찰리 르 민두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사용되는 머리카락은 로레알 등과 같은 후원사들로부터 제공받아요. 이렇게 만드는 이유요? 재미죠. 일상 생활에서는 사람들이 입지 않지만 레이디 가가와 같은 연예인이나 개인 컬렉터들의 수요가 있습니다." 이번 무대에서 선보인 입술 모자 등 일부 패션은 레이디 가가가 공연 때 직접 입었던 의상이기도 했다.
이번 쇼에서는 베일에 둘러싸인 아랍 여인들을 주제로 한 패션이 선보였다. "영화 '7개 베일의 춤(Dance of the 7 veils)'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아랍 여성들은 부르카 히잡 등으로 몸을 가리려고만 하잖아요. 가리면서도 동시에 드러내고 싶은 여성들의 욕망을 시스루 수영복 패션을 통해 연출했습니다."

한국 무대는 프레타포르테 부산이 처음이다. "홍콩의 이손 챈(진혁신), 일본의 하마사키 아유미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는 연예인들과 작업을 많이 했는데 한국은 처음이에요. 부산 분위기가 좋아 선택(한국 첫 무대로)을 잘한 것 같습니다."

그간의 파격 무대 때문에 프레타포르테 부산 주최 측으로부터 사전에 '톤 다운'을 요청받은 것에 대해서도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한국은 보수적인 나라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며 "세계 여러 무대를 서고 있고 나라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요구는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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