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재건·홈팬 사랑 회복 특명
- 대행체제 속 감독 선임 등 과제
- 구단, 강등 사과 재정비 ‘신발끈’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승격 1년 만에 K리그2(2부 리그)로 강등돼 홈팬에게 큰 충격을 준 부산 아이파크가 대표이사를 전격 교체하고 팀 재정비에 속도를 낸다.

부산 아이파크는 신임 대표이사에 기영옥(63·사진) 전 광주 FC 단장을 선임한다고 11일 밝혔다. 다음 달 1일 취임, 공식 업무를 수행할 예정으로 현 안기헌 대표 체제는 2년 만에 교체된다. 기 신임 대표이사는 금호고, 광양제철고, 대한민국 청소년 국가대표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이사, 광주시축구협회장, 광주 FC 단장을 역임하는 등 한국 축구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축구선수 기성용(FC 서울)의 아버지로 더 유명하다.

■“과감한 혁신·쇄신할 것”

구단 측은 “과감한 혁신을 통한 쇄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으며, 이를 위해 오랜 지도자 및 행정 경험을 두루 갖춘 기 전 단장이 적임자라 판단했다”며 선임 이유를 밝혔다. 기 신임 대표이사는 구단을 통해 “훌륭한 지도자 영입과 젊고 독창적인 선수단 구성·운영을 통해 명문구단으로서의 부산 아이파크의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며 “승격을 넘어 K리그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구단으로 팬들 앞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기 대표이사가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당장 감독 선임이 급선무다. 부산은 1부 리그에 5년 만에 복귀, 올 시즌을 치렀지만 최악의 성적을 내며 2부 리그로 다시 내려가는 수모를 겪었다. 이번 시즌 부산의 성적은 5승 10무 12패(25득점·38실점). 초라한 성적표다. 12개 K리그1 팀 가운데 최소 승리였고, 무승부는 최다였다. 득점도 9위에 그쳤다. 지난해 1부 승격의 공이 컸던 조덕제 감독은 시즌 도중인 지난 9월 성적 부진이 이어지자 K리그1 종료 4경기를 남기고 자진 사퇴했다. 이기형 감독대행이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분위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부산은 시즌 마지막 하위 3팀 중 1부 리그 잔류 가능성이 가장 컸으나 막판 2경기를 모두 1 대 2로 역전패당하며 K리그2로 추락, 사령탑 부재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에 따라 감독을 최대한 빨리 세우고 팀 체제를 가다듬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부터 담금질 본격화

그래도 올해는 팀 리빌딩을 다음 달 바로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부산은 3년 연속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해 시즌이 12월 중반쯤에 마무리됐다. 이 때문에 일찌감치 다음 시즌을 준비한 다른 구단과 비교해서 한 달 정도는 재정비에 손해(?)를 본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는 승강 PO를 하지 않아도 돼 그만큼 시간을 번 셈이다.

구단 관계자는 “감독 선임을 서둘러 내달부터 전력 보강을 위한 작업을 본격화하고 1군 복귀를 위한 담금질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K리그2 강등 직후인 지난 2일 부산 아이파크는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구단은 “강등이라는 충격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죄한다. 2015년 강등 이후 팬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열렬한 응원은 구단을 K리그1으로 승격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되었지만 팬 여러분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철저히 준비하지 못한 점을 깊게 뉘우친다”며 “이른 시간 안에 팀을 발전적인 모습으로 재정비해 승격이라는 목표를 향해 뛰겠다”고 밝혔다. 구단의 자기반성이 내년 새로운 도약의 쓴 보약이 될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