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리그 왕중왕전 가는 지역 대학
- 선수 컨디션 난조·이동거리 부담

- 입시·진로 민감한 고교 선수도
- 들쑥날쑥 일정에 기량 발휘 못 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학야구가 연기되고 고교야구 주말리그는 아예 전반기 일정이 취소되면서 지역 아마야구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대학야구연맹은 최근 홈페이지에 긴급안내문을 띄워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을 9월 중 전남 함평에서 연다. 강원 횡성에서 개최하려던 제54회 대통령기 전국야구대회는 연기한다”고 알렸다. 지난 7월 1일 개막한 U-리그는 올해 유난히 긴 장마로 우천 취소가 속출하면서 8월 13일에야 겨우 후반기를 마무리했다.

31일 지역 A대학 감독은 “예년보다 아마야구 개막이 두 달 이상 늦춰졌는데 잠잠하다 싶었던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대회 일정이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며 “특히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가 큰 문제다. 경기를 제대로 치르지 못한 선수들이 훈련에 차질을 빚으면서 몸만들기에 실패했고 대학들 역시 선수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U리그는 총 36개 대학팀이 6개 조로 나뉘어 조별 상위 3위까지 주어지는 왕중왕전에 진출, 대학 야구 최강자를 가린다. 영남권역 D조에 속한 부산지역 3개 대학은 무난히 왕중왕전에 진출했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동의대가 7승 2무 1패 승점 23점을 기록하며 조 1위에 올랐고 경성대가 6승 3무 1패 승점 21점으로 2위, 동아대가 5승 2무 3패 승점 17점으로 뒤를 이었다.

애초 왕중왕전은 9월 초 개최될 예정이었다. A대학 감독은 “왕중왕전에 출전했지만 앞으로 대회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면서 “대회 기간 타이트한 일정에 적응한 선수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제대로 된 경기를 치르지 못하면 집중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왕중왕전 장소도 전남에서 치를 예정이라 이동 거리 부담에 속이 탄다”고 한숨지었다.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는 의외의 결과를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열린 전국대학야구선수권에선 아마야구 약체로 불리는 단국대가 우승하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A대학 감독은 “단국대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해 정상에 오른 것은 손뼉 칠 일이다. 이에 반해 야구 명문 대학들의 잇따른 부진은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 영향이 컸다고 볼 수 있다. 그 때문에 목표 설정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설명했다.

고교야구는 대회 일정 자체를 취소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협회 홈페이지에 “지난 29일부터 이틀간 열릴 예정이던 2020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며 “취소된 경기는 추후 재편성해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8일부터 31일까지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에서 열린 협회장기는 부산에서 총 3개 학교가 출전해 16강에 오른 부산정보고가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고 부경고와 부산공업고는 1회전에서 탈락했다. 협회장기 대회에 참가한 지역 B고교 감독은 “코로나19 여파로 선수들이 훈련과 휴식을 반복하고 있다. 대회 일정에 맞춰 컨디션을 조율하기가 무척 힘들다. 특히 이들 학생 선수는 대회 활약 여부에 따라 대학 입시 등 진로가 결정되기에 더욱 민감하다”고 하소연했다.

아마추어 야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6월 11일 첫 대회를 연 뒤 관중 입장을 허용하지 않고 더그아웃에서 마스크를 쓰는 등 방역 지침을 지켜왔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또 한 번 대회 공백 상태에 접어들었다. 이래저래 선수들만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