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를 호령했던 두 왼손 투수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23일(한국시간) 무대를 미국프로야구로 옮겨 호투했다. 김광현은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 첫 승을 거뒀고 류현진은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김광현은 이날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3탈삼진으로 무실점 호투했다. 김광현은 팀이 3-0으로 앞선 7회초 구원 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긴 뒤 경기가 그대로 끝나 첫 승을 올렸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86에서 1.69로 크게 낮췄다. 세인트루이스는 전날 신시내티에 당한 역전패를 설욕하고 8승 8패로 5할 승률에 복귀했다.

애초 팀에서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한 김광현은 지난달 25일 피츠버그전에서 빅리그 데뷔 등판해 마무리로 세이브를 따냈고 이후 팀 사정으로 선발로 전환해 두 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특히 이날 김광현과 호흡을 맞춘 빅리그 최고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잠시 팀을 떠난 뒤 건강을 회복하고 복귀해 김광현의 첫 승에 소중한 가치를 보탰다.

김광현은 1회초 선두타자 조이 보토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뒤 3회 2사까지 8타자 연속 범타 행진의 기세를 탔다. 김광현은 팀이 2-0으로 앞선 5회초 1사에서 윈커에게 좌중월 2루타를 얻어맞고 처음으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후속타자 카살리를 3루수 직선타로 잡으며 한숨을 돌렸고, 이어 갈비스를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고 승리요건을 갖췄다.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선두타자 파머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내줬지만 보토, 카스테야노스, 데이비슨을 모두 외야 뜬공으로 유도하고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이 내려간 뒤 불펜진이 남은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김광현의 승리투수 요건을 지켰다.

류현진은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 등판해 5이닝 동안 안타 3개를 맞고 1점을 줬다. 5회까지 94개를 던진 류현진은 1-1 동점인 6회 교체돼 승패 없이 물러났다. 팀은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해 7연승 행진에 실패했다. 탬파베이의 한국인 타자 최지만(29)과 류현진의 투타 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류현진은 삼진 6개를 솎아냈고, 두 경기 연속 볼넷을 허용하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은 3.46에서 3.19로 좋아졌다. 류현진은 8월에만 22이닝 동안 삼진 26개를 솎아내며 평균자책점 1.23의 빼어난 투구를 선사했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세인트루이스의 김광현이 23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미국프로야구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동적인 투구폼으로 볼을 던지고 있다.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