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응집력 싸움에서 밀렸다. 불펜 투수들은 두산의 타자들에게 연이어 장타를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롯데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4-7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이날 선발 투수로 나선 박세웅은 올 시즌 자신의 두 번째 등판에서 5이닝 5피안타 3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선발 투수로서의 제몫을 다 했다. 비디오 판독에서 시간이 지체된 것이 아쉬웠다.

　박세웅은 나름 좋은 구위를 선보이며 막강 두산 타자와 상대했다. 1회 초 선두 타자 박건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2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며 삼자범퇴로 기분 좋게 시작했다. 하지만 2회가 문제였다. 최조환의 삼진 아웃 판정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했고 박세웅의 페이스가 떨어졌다. 여기에 야수진도 실책을 범했다. 박세웅은 김재호를 땅볼로 유도했지만, 3루수 한동희가 선행 주자를 태그 하려다가 실패한 뒤 급하게 1루 송구를 하다가 악송구가 됐다. 1루수 이대호가 공을 흘린 사이 주자 김재환이 홈을 밟았다.

　결국 5회 초에 흔들렸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건우에게 2루타를 맞았고, 2사 뒤에 상대한 오재일에게도 우중간 안타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박세웅은 5이닝 동안 투구 수 85개를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롯데는 타선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지난 13일 경기에서 대타로 출전했던 민병헌이 리드오프 겸 중견수로 복귀했고 전준우가 지명타자로 나선다. 정훈이 체력 안배 차원에서 라인업에 빠져 휴식을 취하는 롯데는 민병헌-전준우-손아섭(우익수)-이대호(1루수)-안치홍(2루수)-마차도(유격수)-한동희(3루수)-추재현(중견수)-정보근(포수)으로 이어지는 타순을 만들었다.

　이틀 내내 혈투를 벌인 양팀은 시작부터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포문은 롯데가 열었다. 지난 13일 경기에서 9회말 끝내기 솔로 홈런을 쳤던 민병헌이 1회말 선두타자 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1호 기록으로 두산 선발 크리스 플렉센을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놓치지 않고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이틀에 걸친 연타석 홈런은 시즌 6호 기록이다. 롯데는 계속된 공격에서 손아섭의 볼넷과 이대호의 안타로 만든 득점 기회를 안치홍이 2루타를 터트리면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롯데는 8회말 두 점을 더 따라갔지만 거기까지였다. 롯데는 2-3으로 뒤지던 6회 말 무사 1, 3루 상황 등 수 차례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응집력이 부족했다. 결국 7회 초 등판한 고효준이 두산 오재일에게 투런포를 얻어맞는 등 실점을 계속 내주며 승기를 내줬다. 이날 롯데가 뽑은 7안타 가운데 4번 타자 이대호 혼자 4안타로 펄펄 날았다.

　한편 두산 김태형 감독은 비디오 판독 결과를 심판에게 항의하다가 올 시즌 감독 가운데 첫 번째로 자동 퇴장 당했다. 김 감독은 2회 초 최주환의 헛스윙 삼진 판정이 비디오 판독 이후에도 유효하자 벤치를 박차고 나와 심판진에게 “배트에 공이 맞는 소리가 났다”며 비디오 판독 판정 결과에 불복했고 규정에 따라 퇴장 조치됐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투구하는 롯데 선발 박세웅 (부산=연합뉴스) 강덕철 기자 = 14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롯데 경기. 1회 초 롯데 선발투수 박세웅이 투구하고 있다. 2020.5.14 kangdcc@yna.co.kr/2020-05-14 20:10:26/<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