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많다.” 80세 생일을 맞은 ‘살아있는 골프 전설’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식지 않은 열정을 과시했다.

지난해 열린 마스터스에서 티샷 후 걸어가는 잭 니클라우스. AP연합뉴스

1940년 1월 21일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태어난 니클라우스는 미국 현대 골프 역사에 깊고 굵은 족적을 남겼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84회 우승한 샘 스니드에 이어 역대 두 번째인 통산 73승을 올린 그는 특히 메이저 대회에서만 18차례 우승했다. 메이저 18승은 타이거 우즈(미국)도 따라잡기가 쉽지 않은 기록으로 여겨진다. 우즈는 2008년 US오픈 우승 이후 11년 만인 지난해 4월 마스터스에 우승하며 메이저 15승째를 쌓았다.

단순한 기록을 넘어 그는 미국 현대 골프가 낳은 슈퍼스타다. 골프다이제스트는 그를 “타이거 우즈 이전의 타이거 우즈”라고 표현했다.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냈고, 프로 무대에선 압도적이었으며, 타고난 체격에 불굴의 투지를 겸비했기 때문이다. 파워 골프를 앞세운 그는 PGA 투어를 인기 스포츠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은퇴한 뒤에도 니클라우스는 아널드 파머와 함께 미국 골프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골프 코스 설계, 골프 의류 및 용품 사업 등으로 큰돈을 벌었을 뿐만 아니라 골프 발전과 후학 양성에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50여 년간 활동한 니클라우스가 평생 PGA 투어에서 받은 상금은 570만 달러(약 66억 원)이다. 하지만 은퇴 후에 사업으로 벌어들인 자산이 3억 달러(약 3500억 원)에 달한다.

80세 생일을 맞아 미국 주요 언론과 만난 니클라우스는 이제 일을 그만두고 쉴 때가 아니냐는 질문에 “80이라는 건 숫자에 불과하다”면서 “70세 때도 똑같은 질문을 받았는데, 지금도 여전히 일하고 있다. 90세가 됐을 때도 아마 똑같은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