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번 홀서 환상적인 끝내기 버디
- 이다연·김지연 1타 차 따돌려
- 우승상금 3억7500만 원 ‘잭팟’

장하나(27)가 마지막 18번 홀에서 역전승을 견인하는 환상적인 버디를 성공시키며 시즌 첫 승에서 ‘대어’를 낚았다.

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오션코스에서 열린 2019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18번 홀에서 우승을 확정한 장하나가 두 손을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KLPGA 제공

장하나는 6일 인천 스카이72 오션코스(파72·653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적어낸 장하나는 공동 2위 이다연(22)과 김지영(23)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3억75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4월 KLPGA 챔피언십 이후 약 1년 5개월 만에 투어 통산 11승, 이번 시즌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장하나의 뚝심이 빛난 경기였다. 장하나는 15번 홀(파4)까지 14언더 파로 단독 선두였던 이다연에게 3타나 뒤져 우승 가능성이 희박해 보였다. 이다연이 남은 세 개의 홀에서 파 세이브만 해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16번 홀(파4)에서 이다연의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벙커 턱 근처에 깊숙이 박히면서 굳어졌던 승기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언플레이어블을 선언, 1벌타를 받고 벙커 안에서 네 번째 샷을 시도한 이다연은 결국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내면서 공동 2위 장하나와 김지영에게 1타 차 추격을 허용했다.

17번 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로 보낸 김지영이 보기를 기록하며 2타 차로 선두에서 멀어졌고 이다연과 장하나가 1타 차이를 유지하며 마지막 18번 홀(파5) 승부에 돌입했다.

마지막 홀에서 장하나의 세 번째 샷이 승부를 갈랐다. 약 86ｍ를 남기고 시도한 세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붙였다. 이글이 나올 뻔한 정도로 갤러리의 탄성을 자아내는 환상적인 아이언 샷이었다.

반면 이다연의 세 번째 샷은 홀과 상당히 떨어진 구석으로 떨어졌다. 장하나가 버디로 홀 아웃을 한 상황에서 이다연의 첫 번째 퍼트가 홀을 많이 지나치면서 2ｍ가 조금 넘는 거리를 남겼다. 하지만 이다연의 두 번째 파 퍼트마저 홀 왼쪽으로 지나가 장하나의 역전 우승이 확정됐다. 우승을 목전에 뒀던 이다연은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하고 3위였던 김지영이 버디를 기록하면서 둘은 11언더파로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골든 먼스’의 시작을 알리는 이번 대회 우승 상금 3억7500만 원은 국내 남녀 투어를 통틀어 최대 규모다. 지난해까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진행되다가 올해부터 KLPGA 투어로 바뀌었다.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4)을 비롯해 대니엘 강(미국), 리디아 고(뉴질랜드), 이민지(호주) 등 ‘해외파’ 선수가 대거 출전했지만 2017년 미국에서 국내로 복귀한 장하나가 ‘국내파’ 자존심을 지켰다.

고진영 최혜진(20) 등이 7언더파 281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역시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친 이가영(20)은 165ｍ 8번 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부상으로 걸린 벤츠 승용차를 받는 행운을 누렸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