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5분만 배우면 실전용 호신술을 쓸 수 있어요’

	총기 호신술을 설명하고 있는 이병균 (사)경찰경호무술연맹·합기원 총재

지난달 25일 <고수를 찾아서 2> 취재팀을 만난 이병균 (사)경찰경호무술연맹·합기원 총재가 호언장담했다.

이 총재가 1997년 창시한 경찰경호무술은 오랜 시간 수련해야 익힐 수 있었던 합기도의 술기를 현대에 맞게 승화시킨 것으로 체포술, 연행술 등의 호신술을 기반으로 한다.

합기도 공인 10단이란 최고의 경지에 오른 그는 3,800여 가지에 달하는 합기도 술기를 모두 익힌 뒤 그 술기들 간단한 원리로 재해석해 쉽고 담백하게 발전시켰다.

그는 “합기도 술기 중에는 원리가 다양하고 복잡해 배우기 어렵고 실전에 사용하기도 힘든 것들이 있다. 자신의 몸을 지키는 호신술은 간단한 원리로 빠르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5분 만에 배울 수 있는 호신술을 알려줬다. 상대 손목을 제압하는 기술로 ‘전환법’을 이용했다. 전환법은 상대방이 가하는 힘을 원의 원리로 전환해 상대방에서 더 큰 힘을 가한다.

전환법은 기본자세가 중요하다. 일자로 선 상태에서 왼발을 앞에 놓고 오른발을 한 발짝 앞으로 내디딘 뒤 오른발을 축으로 몸을 회전한다. 곧바로 왼발을 한 발짝 앞으로 내딛고 왼발을 축으로 몸을 원래 위치로 되돌린다. 이때 양팔은 회전하는 방향에 맞춰 자연스럽게 돌려준다.

	전환법을 선보이는 고수

전환법을 선보인 고수의 움직임은 마치 스포츠 댄스를 연상케 했지만, 곧바로 이어진 호신술 시범을 보고 전환법의 원리를 깨달았다.

상대가 주먹으로 공격할 때 전환법을 사용하면 자연스럽게 상대 팔과 팔꿈치를 잡게 되는데 이때 다시 몸을 원래대로 되돌리면 상대의 팔목이 꺾이는 호신술이 완성되는 것이다.

전환법의 원리를 이해하니 취재진도 호신술을 금방 습득했다. 고수는 전환법을 이용한 다양한 호신술을 선보였다.

고수는 다음으로 반복 숙달을 강조했다. 아무리 원리가 쉽고 과정이 간단한 호신술도 반복 숙달을 통한 체득 실전에서 자신의 몸을 지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올해로 66세를 맞은 그는 지난 50년간 오로지 합기도를 연구하고 보급하는 데 집중했다. 호서대학교와 순천천안대학교에 경찰경호무술학과를 창설하기도 했다.

그는 열정은 국내에 머물지 않았다. 합기도의 세계화를 위해 사비를 털어 중국과 미국 등에 경찰경호무술과 합기도의 보급에 앞장섰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그의 앞을 막았다. 10억 정도의 사비를 쏟아 부었지만, 정부의 지원 없이는 제자리걸음 수준이었다. 고수는 “합기도계의 집안싸움이 스스로 제 발목을 잡은 거다. 50~60개의 합기도 단체가 기득권 싸움으로 도약해야 할 시간을 허비했다”고 강조했다.

시간은 허비했지만, 아직 시기를 놓친 것은 아니다. 그는 “10여 년 전부터 각 단체 총재들과 뜻을 모아 합기도 통합을 진행 중이다. ‘합기도 법인 단체 연합회’라는 이름으로 문화체육부 전통무예 지정을 앞두고 있다”고 희망도 전했다. 김민훈 기자 minh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