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이닝 4실점 아쉬움 남았지만
- 구위 괜찮아 무난한 복귀전 치러

- “주종 포크볼 대신 슬라이더 시험
- 경기 상황에 맞는 좋은 볼 구사
- 팀 승리에 보탬되도록 노력할 것”

롯데 자이언츠의 박세웅이 지난 25일 kt 위즈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지난해 11월 오른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은 지 258일만이다. 덤덤한 표정 속에 공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0㎞까지 나왔다. 3⅔이닝 동안 8피안타, 2탈삼진으로 4실점으로 아쉬운 복귀전을 치렀지만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야수들의 아쉬운 수비 속에 실점이 늘어난 면도 있었다. 투구 수는 72개. 경기 전 양상문 롯데 감독이 80개 안팎의 공만 맡길 것으로 계획했기에 무리하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박세웅이 26일 사직구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올 시즌 새롭게 장착한 ‘고속 슬라이더’의 그립을 보여주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사직구장을 찾은 팬들은 이날 투구 내용과 관계없이 건강하게 돌아온 ‘안경 에이스’의 복귀를 뜨거운 박수로 환영했다. 그는 “투수 교체되고 내려올 때 팬들이 환호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며 “오랫동안 저의 복귀를 기다려주신 팬들에게 보답하는 일은 좋은 공을 던지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후회 없이 던지겠다”고 밝혔다.

오래 재활을 거친 박세웅은 몸 상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구나 변화구 등 모든 볼이 첫 등판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투구 후 통증도 아직까지 전혀 없어 개인적으로 90% 이상 몸 상태가 올라왔다고 느낀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세웅의 주무기는 패스트볼과 그 위력을 배가시키는 포크볼이다. 하지만 지난 25일 경기에서는 포크볼 비중이 6%밖에 되지 않았다. 대신 새로운 무기를 준비했다. 슬라이더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패스트볼(36%) 다음으로 많은 구종을 슬라이더(33%)로 선택했다.

박세웅은 “이전까지 횡으로 돌던 슬라이더를 원래대로 잡으려고 했다”며 “1군 복귀 준비를 하면서 공의 낙차 각을 줄이더라도 빠르게 떨어지도록 하는 것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크볼을 일부러 안 던진 것은 아니다. 무조건 많이 던지기보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공을 던지는 게 낫다고 생각해 던지다 보니 그렇게 배분이 됐다”고 덧붙였다.

약 8개월간의 수술과 재활 과정에서 마운드에 다시 서고 싶은 조급함도 있었지만 인내하며 힘든 시간을 견뎌냈다. 특히 올 시즌 최하위로 처진 팀을 보며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했다. 박세웅은 “재활 과정에서 무엇보다 통증이 재발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그러다 보니 ‘회복이 안 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이 사라졌다”며 “팀이 부진하다 보니 경기를 볼 때마다 아쉽고 빨리 등판해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재활하면서 1군 무대가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꼈다. 더 간절한 마음으로 공을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토종 에이스’ 박세웅의 합류는 최하위로 처진 롯데 선발진에게는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변수가 없는 한 박세웅은 오는 30일 두산 베어스전에 다시 한번 선발 등판한다. 박세웅은 “구위가 나쁘지 않은 만큼 경기 상황에 맞는 좋은 볼을 던져서 팀의 승리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