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라운드 12언더… 공동 4위 올라

물리학도 출신의 ‘괴짜 골퍼’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시도하고 있는 ‘깃대 꽂고 퍼트하기’ 실험이 올해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디섐보는 지난 4일부터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의 카팔루아 리조트 플랜테이션 코스(파73)에서 열린 2019년 첫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인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650만 달러)에 참가 중이다.

‘필드 위 물리학자’로 불리는 디섐보는 올해 새로 적용되는 규정에 따라 깃대를 꽂은 채로 퍼트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지난해까지는 그린 위에서 퍼트할 때는 반드시 홀에서 깃대를 뽑거나 캐디 등이 깃대를 붙잡고 있어야 했지만 올해부터 개정된 골프 규칙에 따라 깃대를 꽂은 채로 퍼트하는 것이 가능하다.

깃대를 그대로 두고 퍼트할 경우 공이 깃대를 맞고 튕겨 나갈 수도 있고 반대로 깃대에 맞고 빨려 들어갈 수도 있어 유불리를 놓고 논란이 분분했다. 실제로 바뀐 골프 규칙이 적용된 첫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대부분 골퍼가 예전처럼 깃대를 뽑아 들고 퍼트했지만 디섐보는 그린에서 깃대를 그대로 꽂은 채 공을 쳤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디섐보는 첫 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로 4타를 줄인 데 이어 이날 5타를 더 줄여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1라운드 직후 디섐보는 “잠재력을 극대화한 것 같다. 대부분의 경우 핀이 그 자리에 있길 원했고 큰 도움이 됐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6일 3라운드에서는 퍼트 난조로 공동 4위(중간합계 12언더파 207타)로 내려 앉았다. 디섐보는 이날 퍼트로 얻은 타수를 의미하는 스트로크스 게인드-퍼팅(Strokes Gained-Putting)에서 -0.055를 기록했다. 1라운드 3.868, 2라운드 3.166에서 크게 떨어진 수치다.

그는 12번 홀(파4)까지는 버디 1개에 보기 2개로 오버파로 흔들렸다. 그러나 13번 홀(파4), 15번 홀(파5), 17번 홀(파4), 18번 홀(파5)에서 버디 행진을 벌이며 되살아났다. 디섐보는 후반 13번 홀에서는 깃대를 꽂은 채 버디에 성공했지만, 17번홀과 18번홀에서는 깃대를 빼고 퍼트해 버디를 잡아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