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대 1 전격 트레이드 단행

- 백업 김명진은 풀타임 역부족
- 당분간 교대로 돌파구 찾기로

프로농구 부산 kt가 성탄절에 전격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가드진이 초토화된 상황에서 꺼내든 고육지책이다. 상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kt는 부상 선수가 모두 복귀하는 내달 중순까지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원주 DB 가드 최성모가 25일 부산 kt로 깜짝 트레이드됐다. 사진은 지난 18일 경기에서 슛을 날리는 최성모. 연합뉴스

부산 kt는 25일 “원주 DB와 2 대 1 트레이드에 전격 합의했다”고 밝혔다. 포워드 정희원(25)과 센터 김우재(24) 등 2명을 DB에 내주고, 187㎝ 가드 최성모(25)를 영입했다. 한 달 전 안양 KGC와 1 대 2 트레이드를 단행한 데 이어 두 번째다. 당시는 주전급 가드 박지훈과 한희원·김윤태를 1 대 2로 맞바꿨다.

최성모는 19세 이하 청소년 대표 출신으로 2016년 1라운드 7순위로 DB에 입단했다. 올 시즌 17경기에 나와 평균 2.6점 0.8리바운드 0.6도움을 기록했다. 돋보이는 성적은 아니지만, 시즌을 치를수록 자신감이 붙어 kt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선수로 평가된다.

kt가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트레이드에 나선 건 가드진의 줄부상 탓이 크다. 허훈과 김윤태는 각각 허벅지와 발목을 다쳤다. 허벅지 힘줄을 다친 허훈은 부상 2주가 지난 지금까지 피멍이 안 빠져 아직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설상가상으로 데이빗 로건의 대체 용병으로 팀에 합류한 스테판 무디는 지난 22일 첫 경기부터 발목이 돌아가며 데뷔전이 고별전이 됐다. 무디는 KBL(한국농구연맹) 공식 주치의로부터 8주 진단을 받았고 결국 시즌 아웃됐다.

서동철 감독은 그간 울며 겨자 먹기로 백업 가드 김명진을 투입해 왔다. 김명진은 특유의 스피드를 바탕으로 분전했지만 풀타임 가드로 공격을 이끌기에는 무게감이 떨어졌다. 김윤태가 복귀하기까지 2∼3주가 걸릴 것으로 보여 최성모 등 새 가드의 영입은 필연적이었다. 서 감독은 최성모와 김명진을 번갈아 가며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시즌 ‘줄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난 kt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열지 주목된다. 한 달 전 KGC와의 트레이드에 아직 물음표가 따라붙기 때문이다. kt는 박지훈을 보내고 데려온 한희원의 외곽슛 능력에 희망을 걸었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한희원은 이적 후 3경기에 나와 2.3점 3점슛 0.3개로 부진했고, 잔부상까지 시달리고 있다.

반면 박지훈은 KGC 유니폼을 입고 펄펄 날고 있다. 득점 어시스트 3점슛 모두 배가량 좋아졌다. kt 입장에서는 김윤태가 부상 전 준수한 활약을 펼친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kt 관계자는 “두 구단이 상호 취약 포지션의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진행된 트레이드다. 가드진의 부상이 심해 팀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최성모를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무디를 대체할 새 용병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KBL에서 8주 이상의 부상 진단을 받으면 횟수에 관계없이 외국인 선수를 교체할 수 있다. 미국은 NBA G-리그(야구 메이저리그의 마이너리그급) 쇼케이스 탓에 선수 수급이 여의치 않아 이번에도 유럽 리그 쪽으로 눈을 돌린 상황이다. 박장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