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드진 줄부상·랜드리 체력고갈
- 상위권 경쟁 최대 위기 직면
올 시즌 프로농구 돌풍의 팀 부산 kt에 ‘부상 악령’이 덮쳤다. 팀을 이끌던 데이빗 로건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새로 불러들인 스테판 무디(25)가 국내 무대 데뷔전에서 또 부상으로 드러누웠다. 한정된 선수로 험난한 상위권 경쟁을 펼쳐나가야 하는 서동철 감독은 부임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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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원주 DB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부산 kt의 스테판 무디. KBL 제공 |
kt는 지난 22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DB전에서 69-92로 완패했다. 4쿼터 한 때 점수 차가 35점까지 벌어질 정도로 무기력한 경기였다. 가드 김명진이 3점슛 4개를 터뜨리며 분전했지만 시종일관 DB에 끌려갔던 한판이었다.
패배보다 더 뼈아픈 건 주전들의 줄부상이다. 로건의 대체 용병으로 합류한 무디와 센터 이정제가 발목을 다쳤다. 특히 무디는 2쿼터 중반 수비 과정에서 상대 선수에 왼쪽 발목을 밟히며 코트에 주저앉았다. 이내 벤치로 물러나 얼음 찜질 치료를 받고 재출전을 노렸지만 결국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176.2㎝ 단신 가드인 무디는 로건이 햄스트링을 다쳐 8주 진단을 받자 대체 용병으로 kt에 긴급수혈됐다. 터키, 벨라루스 등지에서 뛰던 무디는 지난 21일 신장 측정에 이은 선수 등록 절차를 마쳤고, 시차 적응을 채 끝내기도 전에 경기에 투입됐다.
일찍이 부상을 당한 허훈, 김윤태 등 가드진의 공백이 컸던 터라 서 감독은 무디의 활약에 기대를 걸었다. 무디는 1쿼터 후반부에 투입돼 자유투로 첫 득점을 올렸지만, 예기치 않은 부상에 고개를 숙였다. 무디는 데뷔전 8분14초 동안 5득점에 그쳤다. 서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상처를 많이 입은 최악의 날”이라며 “무디와 이정제가 다치면서 큰 손실을 보았다. 무디가 많이 다친 것 같다”고 쓴맛을 다셨다.
야심차게 데려온 무디의 전력 이탈에 kt는 가드진의 줄부상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허훈은 발목 부상에서 돌아온 지 3주 만에 허벅지를 다쳐 재활 중이고, 3라운드 직전 안양 KGC에서 이적한 김윤태도 지난 19일 고양 오리온전에서 발목을 다쳤다. 무디까지 다친 kt에 남은 가드진은 김명진뿐이다. 신인 정진욱이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지만 경기 감각은 미지수다.
여기에 에이스 마커스 랜드리(36)의 체력 부담까지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랜드리는 가드진의 공백에 경기를 리딩하는 역할까지 맡아 팀을 이끌고 있다. 애초부터 안고 있던 잔부상에도 시달려 컨디션 조율에 애를 먹는다. 이날 랜드리는 극도의 컨디션 난조에 빠지며 경기 내내 12득점에 그쳤다. 랜드리의 경기당 평균득점은 22.6점이다. 랜드리는 현재 팀 훈련에서 빠지며 체력을 보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무디는 이날 KBL(한국농구연맹) 리그 역대 최단신 외국인 선수라는 이색 기록을 남겼다. 종전 최단신 용병은 1997-1998시즌 광주 나산에서 뛴 아도니스 조던(177.8㎝)이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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