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니스 역도 펜싱 등 4개 종목
- 저렴한 비용으로 운동 강습 진행
- 방과후 초중생 등 549명 구슬땀
- 잠재력 있는 학생은 선수로 육성

- 내년 거제역 시민체육센터 건립
- 접근성 높아져 클럽 활성화 기대

영국은 축구 테니스 등 근대 스포츠의 종주국이자 생활체육의 천국이다. 영국인들은 매일 펍(pub)에 앉아 눈과 입으로 경기를 즐긴다. 오후가 되면 공원·체육관에서 땀을 흘리며 생활 스포츠에 녹아든다. 동네마다 거미줄처럼 촘촘히 퍼진 공공스포츠클럽 덕분이다. 전체 인구 6500만 명 중 1000만 명가량이 클럽 회원이다. 클럽 개수만 15만 개 달하고 회원수는 150∼200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테니스에 갓 입문한 수강생(왼쪽)이 부산종합실내테니스장에서 부산거점스포츠클럽의 레슨 프로그램에 참여해 연습을 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영국과 비교할 때 국내 스포츠클럽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다. 대한체육회가 운영을 지원하는 전국 스포츠클럽은 현재 76곳이다. 2022년까지 ‘1시·군·구 1스포츠클럽’(지역 229개·거점 3개)을 목표로 내년 21곳을 더 만들 계획이다. 초라한 현실은 부산도 마찬가지다. 부산시거점스포츠클럽과 8개의 지역스포츠클럽을 합쳐도 9개뿐이다.

■싹 틔운 부산시거점스포츠클럽

하지만 지역에 뿌리내린 스포츠클럽의 씨앗은 서서히 싹을 틔우고 있다. 지역 스포츠계에서는 내년이 스포츠클럽의 첫 꽃을 피울 원년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그 중심에 부산시거점스포츠클럽이 있다. 부산시거점스포츠클럽은 지역의 체육시설 거점으로 연령·종목별로 다양한 체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생활체육의 메카다. 2016년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통합을 계기로 국내 체육시스템을 선진국 모델로 바꾸기 위해 대한체육회와 부산시로부터 지원을 받아 2017년 4월 발족했다.

부산시거점스포츠클럽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저렴하게 운동을 접할 수 있는 강습 중심의 공공 클럽이다. 테니스 역도 체조 펜싱 등 4개 종목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레슨반과 전문선수 육성반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워 초등·중학생 방과후 프로그램을 포함해 올 12월 기준 549명(누적 회원 수)이 클럽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생활·엘리트 체육 육성의 산파

스포츠클럽은 단순한 생활체육의 수준을 뛰어넘어 양질의 운동 환경을 제공한다. 평소 테니스를 배우고 싶어도 선뜻 나서지 못했던 직장인들은 국가대표·실업팀 출신 지도자 밑에서 테니스를 배운다. 전국 30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스포츠클럽교류대회 등 각종 대회에도 출전해 운동에 대한 동기도 끌어올린다. 지난 5월 열린 전국생활대축전 체조 일반부 1위, 대한역도연맹회장배 전국동호인 역도대회 여자 시니어부 1위, 제3회 전국스포츠클럽교류대회 테니스 초등부 1, 2위·성인부 4위 등 성적도 화려하다.

클럽은 전문 엘리트선수를 육성하는 산파 역할도 한다. 지난 10월 전국체전에 역도 남자일반부 김주영(27) 선수가 출전했고, 테니스 초등부는 최근 2019 전국소년체전 부산대표 선발 1차전에서 3명이 상위권에 올랐다. 3명 모두 소년체전 출전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클럽을 통해 커 나가는 선수들은 체육중·고나 초중고 운동부 소속이 아닌 일반 학교에서 공부하며 운동을 병행한다. 전문 선수로 꾸준히 성장하는 학생들이 언제든지 다른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도 구축되는 셈이다. 이들은 성인이 돼 직장을 다니면서 클럽에서 다시 선수를 꿈꿀 수도 있다.

■거제역 시민체육센터 구축

지역 스포츠클럽은 2019년 더 큰 도약을 앞두고 있다. 부산시거점스포츠클럽과 연제구가 힘을 합쳐 동해선 거제역 건물 안에 시민체육센터를 새로 만들 예정이다. 총 15억 원 규모로 내년 7월께 개장할 센터에는 헬스장(역도), GX존(요가 필라테스 댄스 PT), 펜싱장, 편의시설 등이 들어선다. 특히 노령층을 위한 전문체육시설도 마련돼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거점스포츠클럽 안창규 사무국장은 “접근성이 탁월한 시민 밀착형 체육센터 건립으로 지역 스포츠클럽이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