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에 ‘외국인 사령탑 모시기’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1부 리그 승격에 실패해 자진 사퇴한 최윤겸 부산 아이파크 감독의 뒤를 이어 외국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천은 올해 시즌 중인 6월 9일 영입한 예른 안데르센(55·노르웨이) 감독이 내년에도 팀을 이끈다. 내년 12월까지 1년 6개월간 계약한 안데르센 감독은 시즌 막판 극적으로 인천의 1부 잔류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대구FC도 지난 시즌이 끝나고 ‘감독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안드레 루이스 알베스 산투스(46·브라질) 감독에게 내년에도 지휘봉을 맡긴다. 조광래 대구 사장은 “1부 잔류와 FA컵 우승을 이끈 안드레 감독과 내년 시즌 함께 간다는 게 방침”이라면서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조율해 재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드레 감독이 지휘한 대구는 7위의 성적으로 일찌감치 1부 잔류를 확정했고,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까지 따냈다.

올해 K리그1 2연패를 달성한 ‘명문 구단’ 전북 현대는 최강희 감독이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으로 옮기면서 명장급의 조제 모라이스(53·포르투갈) 감독과 2020년까지 2년 계약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첼시(잉글랜드) 등에서 조제 무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수석코치로 활동한 ‘무리뉴 사단’ 출신이다. 또 2014∼2015년에는 알샤바브(사우디아라비아) 감독으로 아시아 무대를 경험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2부(K리그2)로 강등된 전남 드래곤즈는 새로운 외국인 사령탑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다. 전남은 1부 잔류에 실패한 김인완 감독 대행과 결별하고, 새 감독 후보로 외국인 5명을 압축했다. 그러나 감독 후보군에 누가 포함됐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신승재 전남 사장은 “내년 1부 복귀가 1차 목표이기 때문에 외국인 감독 선임을 ‘플랜A’로 진행하고, 안 된다면 ‘플랜B’로 내국인 지도자를 포함해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올해 1부 리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실패한 부산은 지난 12일 최만희 대표이사와 최윤겸 감독이 승격 실패의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해 지도부가 공백 상태다. 축구계에서는 부산이 내년 시즌 외국인 감독을 영입해 팀을 재건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부산은 2002~2006년 스코틀랜드 출신의 이안 포터필드 감독, 2006~2007년 스위스 출신의 앙드레 에글리 감독 이후 10여 년 간 외국인 사령탑을 맞은 적이 없다.

부산 관계자는 13일 “아직 구단 대표이사도 정해지지 않아 감독 선임에 대해서는 밝히기 곤란한 입장”이라면서도 “국내 지도자는 물론 외국인 감독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선임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