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양KGC 컬페퍼 부상 8주 진단
- 상위권 도약 앞두고 교체 고심

- 유니폼 세번 갈아입은 윌리엄스
- 원주 DB에 둥지… 팀 반등 노려

2라운드 막바지(전체 6라운드 54경기)로 치달은 프로농구판에 ‘대체용병 놀음’이 변수로 등장했다. 기존 선수가 부상을 입거나 기량이 현저히 떨어질 때 교체를 단행하는데 용병 의존도가 높은 탓에 시즌 전체 농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로건(왼쪽), 컬페퍼

23일 오전 현재 올 시즌 3점슛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는 특급용병 랜디 컬페퍼(29·안양 KGC)는 허벅지를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다. 개막 직전 팀에 합류하기 전부터 왼쪽 햄스트링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무리하게 출전을 강행하다 결국 탈이 났다.

8주 진단을 받은 컬페퍼 대체 여부를 놓고 KGC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8주를 넘기는 중대한 부상은 용병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조건을 만족시키지만, 컬페퍼가 워낙 특출난 활약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178.4㎝의 단신 가드 컬페퍼는 16경기에 나와 경기당 3.6개의 3점슛에 20점 이상 득점, 가로채기 1.9개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리그 정상급 기량이다.

프로농구에서는 부상 당한 용병이 회복할 때까지 임시로 대체 용병을 데려올 수 있다. 컬페퍼처럼 심각한 부상인 경우는 아예 새 외인으로 교체할 수 있다. 이번 시즌 새롭게 적용된 2ｍ 신장 제한에도 외국인 선수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대체 용병의 향방은 팀 성적을 좌우한다.

부산 kt는 개막 후 2경기 만에 외국인 선수를 바꿨는데 결국 신의 한 수가 됐다. 부상 때문이 아닌 다른 이유였다. 야심 차게 영입한 가드 조엘 헤르난데즈(23)가 개막 후 2경기에서 6득점으로 부진하자 일찍이 칼을 빼 들었다. kt는 용병 교체를 단행하며 ‘기타 사유’를 달았지만 주된 이유는 기량 미달이었다.

대체 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은 데이빗 로건(36·181.7㎝)은 말이 필요 없는 ‘대박 활약’을 펼쳤다. 이번 시즌 13경기에 나와 평균 19.6 득점 어시스트 4.2개 스틸 1.5개로 kt의 상위권 진입을 이끌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 20일 햄스트링을 다쳐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3주 진단을 받았는데 kt는 대체 용병 없이 로건의 빠른 복귀를 기다린다. 구단은 국가대표팀 경기로 인한 휴식기도 겹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임시 대체용병 신세에서 기량을 인정받아 완전한 대체 용병으로 자리 잡은 선수도 있다. 원주 DB의 센터 리온 윌리엄스(31·196.6㎝)는 올 시즌 세 번이나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시즌 초반 용병이 다쳐 공백이 생긴 서울 SK에서 10경기, 고양 오리온에서 3경기를 임시로 뛰었다. 매 경기 준수한 득점력에 리바운드로 10개 이상 따낸 윌리엄스는 지난 12일 완전계약으로 DB맨이 됐다. 그는 DB 소속으로 뛴 4경기에서 20득점 리바운드 16.5개를 기록했다. 8위까지 쳐진 DB는 윌리엄스를 엎고 반전을 노린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