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진 변칙기용 용병술 빛나
- 다저스는 2년 연속 홈서 고배

보스턴 레드삭스가 5년 만에 다시 월드시리즈(WS) 정상에 올랐다. 30년 만에 우승을 노렸던 LA 다저스는 2년 연속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LA 다저스의 클레이턴 커쇼가 29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2018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1회 스티브 피어스에게 2점 홈런을 맞은 후 아쉬워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보스턴은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WS(7전 4승제) 5차전에서 5-1로 승리했다. 보스턴은 홈인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1·2차전에서 승리하며 기세를 올렸고 원정에서도 4·5차전을 잡으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정상에 올랐다.

보스턴은 한동안 ‘밤비노의 저주’ 탓에 WS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1918년까지 WS 5회 우승을 거뒀지만 이후 스타 플레이어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로 보내며 전력이 약해졌다. 팬들은 루스의 별명 ‘밤비노’를 따 ‘밤비노의 저주’ 탓에 우승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퍼뜨렸다. 보스턴은 2004년에야 정상을 차지하며 저주를 풀었고 2007·2013에 이어 올해까지 통산 9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반면 다저스는 2년 연속 홈에서 상대의 우승 잔치를 바라봐야 했다. 지난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3승 4패로 밀려 다저스타디움에서 눈물을 흘렸고 올해도 통산 7번째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보스턴의 ‘깜짝 투수 기용’이 빛을 발했다. 당초 1차전 선발 크리스 세일이 등판할 차례였지만 2차전 선발 데이비드 프라이스가 나왔다. 그는 지난 25일 2차전(6이닝 3피안타 2실점) 이후 4일 만에 다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프라이스는 역대 WS 최장 시간·이닝 기록을 새로 쓴 지난 27일 3차전에서도 불펜투수로 나와 2/3이닝을 소화했고 이틀 만에 또 마운드에 올랐다.

보스턴의 작전은 성공했다. 프라이스는 7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다저스 타선을 틀어막았다. 1차전에 이어 정석대로 5차전에 나온 다저스의 클레이턴 커쇼는 7이닝 7피안타(3피홈런) 4실점으로 무너졌다. 커쇼는 1차전(4이닝 7피안타 5실점)에 이어 WS 두 경기 모두 패전투수가 되며 큰 경기에 약한 징크스를 이번에도 벗어나지 못했다.

보스턴 타선은 홈런 3방으로 커쇼를 무너뜨렸다. 1회 1사 1루에서 스티브 피어스가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6회 무키 베츠와 7회 J.D 마르티네스까지 1점 홈런 하나씩을 보태 점수 차를 벌렸다. 피어스는 8회 바뀐 투수 페드로 바에스를 상대로도 솔로포를 더해 쐐기를 박았다. 다저스는 1회 데이비드 프리즈가 선두타자 홈런으로 한 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이날 4타수 2안타(2홈런) 3타점을 몰아친 피어스는 WS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그는 1915년 해리 후퍼에 이어 WS 최종전에서 홈런 2개 이상을 친 보스턴 타자가 됐다. 피어스는 WS 동안 12타수 4안타(타율 0.333) 3홈런 8타점을 쓸어 담았다. 그는 지난 6월 29일 트레이드를 통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MLB닷컴은 “시즌 중 트레이드된 선수가 WS MVP가 된 건 1969년 돈 클렌데논(몬트리올 엑스포스→뉴욕 메츠)과 피어스까지 두 명뿐이다”고 전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