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3개 투구 중 스트라이크 63개
- 4번째 도전 끝에 시즌 5승 챙겨

- 다저스 8-2 승 … NL서부 선두로

18일 열린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콜로라도 로키스전은 한 해 농사를 좌우하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두 팀이 0.5경기 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경쟁 중이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가을에 강한’ 류현진(31)을 선발 출격시켰다. 예상은 적중했다.

	류현진이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6회 르메이유의 투수 땅볼을 잡아 1루로 던지고 있다. USA TODAY 연합뉴스

류현진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을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8-0으로 앞선 8회 알렉스 우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8-2로 승리한 다저스는 콜로라도에 0.5경기 앞선 서부지구 1위로 올라섰다.

류현진도 지난달 27일 샌디에이고전 이래 4번 도전 끝에 5승(3패)째를 챙겼다. 평균자책점은 2.42에서 2.18로 내려갔다. 투구 수 93개 중 스트라이크가 63개였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0㎞였다. 7회까지 140㎞대 중·후반 구속을 유지했다. 빠른 공 35개(37.6%)에 체인지업과 컷 패스트볼을 주로 구사했다.

긴 재활을 마치고 3년 만에 복귀한 류현진은 지난해 콜로라도를 상대로 4전 전패(평균자책점 8.64)를 당했다. 콜로라도전 승리는 2014년 6월 17일 이래 무려 1554일 만이다. 콜로라도와 10번째 맞대결에서 무실점 투구를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류현진이 호투하자 야수들도 홈런 3방을 터뜨리며 상대를 폭격했다.

버드 블랙 콜로라도 감독은 이날 류현진 공략을 위해 2~6번까지 오른손 타자를 5명 연속 배치했다. 류현진은 1회 톱타자 찰리 블랙먼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공수가 바뀌자 다저스는 작 피더슨의 솔로포와 콜로라도 투수 존 그레이의 폭투에 편승해 2점을 벌었다.

위기는 딱 한 번 있었다. 7회 선두타자 팻 밸라이카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심호흡을 크게 한 류현진은 베테랑 맷 홀리데이에게 컷 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낚은 데 이어 이안 데스먼드를 2루수 앞 병살타로 처리해 불을 껐다. 특히 ‘천적’ 놀런 아레나도(이전까지 16타수 10안타)를 3번 상대해 1안타만 내줬다. 아레나도의 1회 빗맞은 타구는 수비 시프트 때문에 안타가 됐다.

이날 호투로 류현진은 포스트시즌(PS)에서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류현진은 통산 세 차례 PS 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2.81을 올렸다. 빅리그에 데뷔한 2013년 애틀랜타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는 3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으나 이어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세인트루이스(7이닝 3피안타 무실점)전과 이듬해 디비전시리즈 세인트루이스(6이닝 5피안타 1실점)전에서 호투해 ‘가을의 사나이’란 애칭을 얻었다.

류현진은 인터뷰에서 “오늘 뭔가 해냈다는 느낌이 정말 오랜만에 들었다”며 뿌듯함을 표시했다. 아레나도에 대해선 “며칠 전부터 그 선수를 분석하는 데 거의 모든 시간을 쏟아부었다”고 했다.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은 언제나 빅게임 피처였다. 그는 강한 담력으로 투구를 컨트롤하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답했다. 다저스는 클레이턴 커쇼(19일)와 워커 뷸러(20일)를 투입해 콜로라도전 3연승을 노린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