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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맨발의 조흐리’ 인도네시아를 열광시키다

최근 지진 발생한 롬복섬 출신, 가난 탓에 신발도 없이 훈련

  • 국제신문
  •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  |  입력 : 2018-08-21 20:27:08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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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4월에 처음 육상화 신고
- 아시아·세계 주니어대회 제패
- 25일 남자 100m 부문 첫 출전

- 대통령 “고향에 희망 안겨주길”

요즘 인도네시아의 최고 스타는 육상 100m 유망주 라루 무함마드 조흐리(18)다. 조코 위도도(57)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개막을 나흘 앞둔 지난 14일 SNS에 “조흐리의 집은 지진 피해가 없다”고 국민을 안심시켰을 정도다.
   
인도네시아의 육상 100m 국가대표 라루 무함마드 조흐리(오른쪽)가 지난 7월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귀국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 SNS
조흐리의 고향은 최근 지진이 발생한 롬복섬이다. 4남매 중 막내인 그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었다. 육상 훈련은 대부분 맨발로 했다. 지난해 4월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주니어육상선수권대회가 그의 인생을 바꿨다.

조흐리의 큰 누나 바이크 파질라는 “과묵했던 동생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육상 스파이크를 살 돈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누나가 건넨 40만 루피아(한화 약 3만1000원)가 그의 인생을 바꿨다. 인도네시아육상협회는 처음 스파이크를 신은 조흐리가 10초42의 기록으로 우승하자 국가대표로 선발했다. 조흐리는 지난 6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주니어대회에서도 10초27로 정상에 올라 핀란드에서 열리는 2018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출전권도 따냈다.

핀란드로 향하는 과정은 험난했다. 고아였던 조흐리는 핀란드 비자를 받기 위해 보증인을 세워야 했다. 인도네시아육상연맹 인사 두 명이 보증인으로 나섰다. 주변의 도움을 받은 조흐리는 더 큰 기적으로 보답했다.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10초18의 기록으로 챔피언에 오른 것이다. 조흐리 이전에는 인도네시아 선수가 세계주니어선수권 남자 100m 결승 출발선에 선 적도 없다.
인도네시아는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고난 극복의 영웅’ 조흐리를 취재하려는 경쟁이 펼쳐졌다. 기업들의 후원 문의도 쇄도했다. 위도도 대통령은 조흐리 가족에게 집을 선물했다. 그의 이름을 딴 가구 브랜드가 생길 정도로 지금 인도네시아는 ‘조흐리 열풍’에 휩싸였다.

조흐리의 고향 롬복섬을 덮친 지진 소식에 인도네시아는 또 한 번 들썩했다. 위도도 대통령은 직접 현장을 방문해 피해 복구 현장을 돌아봤다. 그는 “조흐리의 집을 방문했는데 다행히 피해가 없었다”며 “조흐리가 좋은 성과를 거둬 고향에 희망을 안겼으면 한다”고 전했다.

조흐리는 오는 25일 남자 육상 100m 예선부터 모습을 드러낸다. 벌써 조흐리를 향한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기대가 높다. 인도네시아 남자 100m 기록은 10초17이다. 자국에서는 벌써 신기록 이상을 원한다. 동시에 “그는 아직 어리다. 이번에는 너무 큰 부담을 주지 말자”라는 여론도 생겼다. 조흐리는 “이런 기대를 받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면서도 “AG는 주니어선수권과 다른 무대다. 나보다 뛰어난 선수가 많다”고 조심스러워했다.

AG 남자 100m 우승후보는 최고기록 9초91을 보유한 쑤빙톈(중국)이다. 우리나라 김국영도 메달권 진입을 노린다.

조흐리는 “맨발로 해변을 달릴 때나 물속을 걸으며 근육을 키울 때마다 ‘포기하지 말자, 더 나은 미래를 꿈꾸자’라고 다짐했다. 메달 색깔에 상관없이 새로운 개인 기록 작성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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