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드경기장 싸이 공연 탓에
- 잔디 심하게 훼손돼 경기 포기
- 시간 나눠 구덕서 모두 치르기로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축구 ‘더블 헤더’가 펼쳐진다.

25일 2018 KEB 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대회 32강전이 전국 각지에서 일제히 열린다.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이번 대회 32강에는 K리그1(1부 리그) 12개 팀과 K리그2(2부 리그) 6개 팀,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7개 팀, K3리그 5개 팀, 대학 2개 팀이 자웅을 겨룬다.

이날 구덕운동장에서는 두 경기가 잇따라 열린다. 오후 5시부터는 내셔널리그의 부산교통공사와 K리그 ‘절대 1강’ 전북 현대가 맞붙는다. 3시간 뒤인 오후 8시부터는 K리그2 부산 아이파크와 K3리그 소속 경주시민축구단이 충돌한다. 중·고교 축구대회가 아닌 성인 축구 경기, 특히 국내 최고 권위의 FA컵 두 경기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애초 두 경기를 구덕운동장과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분리 개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지난 21일 가수 싸이의 콘서트가 열려 잔디가 심하게 훼손돼 도저히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지경이 됐다. 결국 부산교통공사와 부산 아이파크는 3시간 간격으로 같은 장소에서 경기를 하기로 합의했다.

선수들은 다소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경기가 끝날 시점에 다음 경기 선수들이 운동장에 도착해 마주치게 된다. 라커룸 등이 혼잡할 수밖에 없다.

두 번째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은 잔디 컨디션에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부산 아이파크와 교통공사는 모두 구덕운동장을 홈으로 사용하는데, 경기일이 달라 잔디 보수가 가능했다. 하지만 ‘더블 헤더’로 열리는 이날에는 미처 잔디 보수를 할 시간이 없다.

부산 팬들에게는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티켓 1장으로 1부 리그 최강팀인 전북부터 K리그2와 내셔널리그 홈팀의 경기를 한꺼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