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반 추가시간에만 두 골 폭발

- 16강 좌절했지만 국민들 열광
- 獨 탈락… 외신 “사상 최고 충격”

태극전사들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기적을 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꺾은 것이다. ‘1%의 희망’을 가슴에 품고 투혼을 불사른 그들에게 박수가 쏟아졌다.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목표는 아쉽게 불발됐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박지성 대한축구협회 유스본부장은 “이제부터 축구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혁을 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8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3차전에서 후반 48분 김영권의 선제골이 터지자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카잔 아레나에서 끝난 독일과의 러시아월드컵 F조 3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과 손흥민의 ‘극장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김영권의 골은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가 비디오 판독(VAR) 끝에 득점으로 인정됐다.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VAR로 페널티킥골을 내준 아픈 기억이 조금은 희석된 셈이다.

스웨덴(0-1패)·멕시코(1-2패)에 2패를 당했던 우리나라(승점 3·골득실 0)는 ‘카잔대첩’의 승리로 독일(1승 2패·골득실 -2)을 밀어내고 F조 3위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스웨덴(2승 1패·골득실 +3)이 멕시코(2승 1패·골득실 -1)를 3-0으로 꺾는 바람에 16강행은 좌절됐다. 우리가 두 골 차 이상으로 이기고 멕시코가 승리해야 16강 진출이라는 1%의 가능성이 실현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독일이 16강 진출에 실패한 건 80년 전인 1938 프랑스월드컵이 마지막이다. 월드컵에서 독일을 2점차 이상으로 이긴 나라는 크로아티아(1998년·3-0) 브라질(2002년·2-0) 이탈리아(2006년·2-0)에 이어 한국이 4번째다.

2014 브라질월드컵 챔피언의 탈락에 외신들은 “역사상 최고의 충격” “이변” “기적”이라고 타전했다. 일본 언론은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1994 미국월드컵에서 독일에 2-3으로 패했다. 2002 한일월드컵 4강에서도 고개를 숙였다. 후배들이 16년 만에 설욕한 셈이다. 이날 정우영·이재성·문선민·손흥민이 옐로카드를 받았다. 파울도 16개로 독일의 7개보다 배 이상 많았다. 투혼의 방증이다.

외국 베팅사인 스포츠베팅다임닷컴은 이날 ‘카잔대첩’을 80년이 넘는 월드컵 역사에서 최대 이변 3위로 꼽았다. 우리 대표팀은 29일 귀국한다.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