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아레스 ·코스타도 득점 이어가

지난 20일 포르투갈과 모로코의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2차전이 열린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 전광판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의 얼굴이 비치자 환성과 야유가 동시에 터졌다. 관중석의 절반을 차지한 모로코 축구팬들은 작정한 듯 “우∼”를 외쳤다. 마치 ‘호날두만 방해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하는 듯했다. 그래도 호날두는 호날두였다. 전반 4분 그의 머리에서 결승골이 나왔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지난 20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B조 모로코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4호 골을 터뜨린 호날두는 득점 단독 1위로 뛰어올랐다. 그는 또 A매치 통산 85골을 터뜨려 역대 유럽 선수 중 1위에 올랐다.

호날두도 이날 모로코의 집중 견제와 거친 태클에 시달렸다. 상대 반칙에 고전하다 무득점에 그친 네이마르(브라질)나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달리 호날두는 두 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포르투갈이 1·2차전에서 넣은 4골 모두 호날두의 몫이었다.

우루과이의 ‘악동’ 루이스 수아레스도 21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A조 2차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내 몸값을 했다. 카를로스 산체스가 올린 코너킥이 아무에게도 닿지 못한 사이 골문 앞을 지키고 있던 수아레스는 침착하게 왼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마침 이날 경기는 수아레스의 100번째 A매치여서 기쁨이 더했다. 수아레스는 2010 남아공(3골)·2014 브라질(2골)에 이어 3개 월드컵 연속 골을 터뜨린 최초의 우루과이 선수로 기록됐다.

스페인의 디에고 코스타(AT 마드리드)도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코스타는 이날 이란과의 B조 2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코스타는 지난 16일 ‘난적’ 포르투갈전에서도 두 골을 뽑아내 강팀에도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호날두나 코스타처럼 넣어야 할 때 넣어주는 ‘슈퍼맨’이 있어야 승리한다는 공식을 보여준 경기였다. 포르투갈 수비수 세드리크 소아르스(27)는 골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보통 호날두는 1번 또는 많아야 2번 득점 기회를 잡아 골을 넣었다. 그가 특별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