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알마드리드, 리버풀에 3-1 승
- 지단, 사상 첫 챔스 3연패 위업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나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아니었다. ‘꿈의 무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주인공은 ‘특급 조커’ 개러스 베일(29)이었다.

	베일(왼쪽)이 팀동료이자 자신의 우상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기뻐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레알 마드리드는 27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NSC 올림피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카림 벤제마의 선제골과 베일의 두 골을 앞세워 리버풀을 3-1로 꺾고 우승 트로피 ‘빅 이어’를 들었다.

2015-2016시즌부터 3연패이자 역대 13번째(전신 유러피언컵 6회 포함) 유럽 클럽 챔피언 등극이다. 리버풀은 13년 만에 정상 탈환에 나섰다가 눈물 흘렸다.

베일은 호날두 광팬으로 유명하다.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데다, 호날두의 골 세레모니와 패션 등을 따라하고 SNS에 호날두의 활약 소식을 올려 축구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호날두는 역대 최다인 5차례 빅 이어를 든 선수가 됐다. 또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15골을 터뜨려 6년 연속 득점왕에 올랐다.

레알 마드리드의 지네딘 지단 감독은 사령탑으로는 역대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전신 유러피언컵 포함) 3연패를 이끈 지도자로 이름을 남겼다. 반면 리버풀의 클롭 감독은 ‘준우승의 사나이’라는 불명예를 씻어내지 못했다. 클롭 감독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를 이끌고 2012-2013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나섰다가 바이에른 뮌헨에 1-2로 막혔다.

2015-2016시즌에는 리버풀을 이끌고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세비야(스페인)와 맞섰지만 1-3으로 패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우승 상금 1550만 유로(약 195억 원)를 포함해 누적 상금과 중계권료까지 8000만 유로(약 1080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리버풀 역시 준우승 상금 1100만 유로를 합쳐 총 7500만 유로의 두둑한 수입이 기대된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날 최전방 투톱에 호날두와 벤제마를 내세우고 이스코에게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긴 4-3-1-2 전술로 나섰다. 리버풀은 사디오 마네와 모하메드 살라를 좌우 날개로 놓고 최전방에 호베르투 피르미누를 배치한 4-3-3 전술로 대항했다.

리버풀 선수들은 전반에만 총 56.17㎞를 달려 레알 마드리드(52.11㎞)를 앞섰다. 초반 리버풀의 상승세는 ‘골잡이’ 살라의 어깨부상으로 가라앉았다. 살라는 전반 26분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와 몸싸움 하다 그라운드에 넘어졌다. 힘겹게 일어선 그는 눈물을 흘리며 애덤 럴라나와 교체됐다. 레알 마드리드의 풀백 다니엘 카르바할도 전반 36분께 발목을 다쳐 그라운드를 떠났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6분 만에 행운의 골로 승기를 잡았다. 리버풀의 골키퍼 로리스 카리우스가 공을 동료에게 패스하는 순간 벤제마가 재빠르게 가로채 골망을 흔들었다.

어이없이 선제골을 내준 리버풀은 후반 10분 데얀 로브렌의 헤딩 패스를 받은 사디오 마네의 동점골이 터지며 순식간에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레알 마드리드의 지네딘 지단 감독은 후반 16분 이스코 대신 베일을 투입했다. 베일은 후반 19분 왼쪽 측면에서 마르셀루가 올린 크로스를 솟구쳐오르면서 왼발 오버헤드킥으로 결승골을 꽂았다. 호날두가 지난 4월 유벤투스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선보였던 오버헤드킥과 맞먹는 환상적인 득점이었다. 후반 44분에는 베일의 중거리슛이 리버풀 골키퍼 로리스 카리우스의 손에 맞고 굴절돼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카리우스의 정면으로 날아간 만큼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공이었다.

지단 감독은 경기 직후 “오늘은 분명히 역사적인 밤”이라며 “3연패 달성은 미친 짓(something crazy)”이라고 기뻐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