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때부터 팀 승리에 우선 기여
- 클럽하우스 분위기 장악도 능숙
16승 2패.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돌풍이 무섭다. 승률이 9할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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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턴 레드삭스의 무키 베츠(오른쪽)가 20일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팀 동료 앤드류 베닌텐디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
보스턴은 20일 LA 에인절스를 8-2로 눌렀다. 지난 18일에는 에인절스 선발투수 오타니 쇼헤이(24)를 2이닝 만에 강판시켰다.
스포츠통계회사인 엘리어스 스포츠뷰로에 따르면, 보스턴의 알렉스 코라(43) 감독은 정규리그를 16승 2패로 시작한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의 초보 감독이다. 선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이 1점대 후반에 그칠 정도로 압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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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마이애미와의 경기 후 보스턴의 알렉스 코라(왼쪽) 감독이 핸리 라미레즈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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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양말 돌풍의 중심엔 코라 감독이 있다. 보스턴은 지난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차지하고도 포스트시즌 첫판에서 탈락한 책임을 물어 존 패럴 감독을 경질하고 휴스턴 애스트로스 벤치코치(수석코치)이던 코라를 영입했다.
LA 다저스에서 선수 생활도 했던 코라 감독은 현역 때 센스 있는 선수로 유명했다. 2012년 은퇴 후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푸에르토리코 단장을 지냈다.
코라 감독은 이미 ‘준비된 지도자’로 명망이 높았다. 뛰어난 소통 능력 덕분이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코라 감독은 마이애미대 야구부 시절부터 학년에 상관없이 클럽하우스에서 의견을 설득력 있게 개진한 선수였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해서도 영향력 있는 목소리를 클럽하우스에서 전달해 동료 선수들의 존경을 받았다. 개인 성적보단 오로지 팀 승리를 위해 스스로 정보를 모으고 값진 데이터를 동료에게 스스럼없이 나눠줬다. 지도자 자질과 역량을 알아서 키워간 셈이다.
2005∼2008년 보스턴에서 뛸 무렵 같은 2루수로 포지션이 겹친 루키 더스틴 페드로이아와의 경쟁보다 뒷바라지를 택해 도리어 그의 성장을 도운 일화도 잘 알려졌다. 빅리그 로스터에 있다면 팀 동료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코라 감독은 2007년 4월 타격 부진으로 고민하던 페드로이아에게 타격은 잘 풀릴 것이니 수비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견고한 수비로 이름을 알린 페드로이아는 방망이마저 나중에 터져 그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코라 감독은 소통하는 클럽하우스 분위기가 팀을 좌우한다는 걸 자신의 경험으로 누구보다 잘 안다.
데이비스 프라이스는 전체 선수단 미팅 대신 특정 대화 상대를 따로 불러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에선 조 매든 시카고 컵스 감독과 코라 감독이 비슷하다고 평가한다. 코라 감독은 승승장구하는 비결이 “선수들 덕분”이라면서 “잠재력이 뛰어난 팀에 몇 가지를 보탰고, 선수들이 이를 신뢰하고 더 많은 정보를 요구하고 있어 우리 팀은 더욱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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