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틴컵’에서 주인공 케빈 코스트너는 공이 물에 빠지는 바람에 US오픈 우승을 놓친다.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6일 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가 열린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15번 홀 연못을 허탈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가르시아는 15번 홀에서 5번이나 공을 연못에 빠뜨렸다. AP연합뉴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마스터스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코스트너 데자뷔’에 울었다. 타이거 우즈(43·미국)는 갤러리를 맞히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가르시아는 6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9오버파 81타를 쳐 87명 중 공동 85위로 떨어졌다. 버디는 4개인 반면 보기 3개와 더블보기 1개에 옥튜플 보기 1개를 적어냈다. 옥튜플 보기란 한 홀에서 8타를 잃는 것이다.

가르시아는 어렵기로 소문난 아멘 코스(11~13번 홀)가 아니라 15번 홀(파5)에서 발목이 잡혔다. 그린 앞뒤로 연못이 있는 15번 홀을 무려 13타 만에 탈출했다. 13타는 마스터스 어느 홀에서도 나온 적이 없는 역대 최악의 스코어 타이기록이다.

15번 홀 티 박스에 선 가르시아는 322야드 드라이버 티샷을 페어웨이 좌중간에 떨어뜨렸다. 핀에서 206야드 떨어진 지점이었다. 이때부터 불운이 시작됐다. 6번 아이언으로 친 2번째 샷은 그린 앞 연못에 빠졌다. 웨지로 친 4번째 샷도 연못에 빠졌다. 6·8·10번째 샷까지 포함해 다섯 번이나 공이 연못으로 사라졌다. 그린에 올라간 공은 멈출 듯하면서도 멈추지 않았다.

가르시아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좋은 샷을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공이 멈추지 않았다. 왜 멈추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불운했다”며 허탈해했다. 가르시아는 16번 홀 버디와 17번·18번 홀 파를 기록했으나 마스터스 2연패에선 한참 멀어졌다.

우즈도 불운을 피해 가지 못했다. 우즈는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4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기록해 공동 29위에 올랐다. 우즈의 11번 홀 티샷은 오른쪽으로 크게 벗어났다. 나무 뒤에서 친 두 번째 샷은 갤러리를 맞고 러프에 떨어졌다. 결국 보기가 됐다. 12번 홀에서는 티샷이 물에 빠지면서 다시 1타를 잃었다. 우즈는 또 4개의 파5 홀에서 버디를 하나도 낚지 못해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우즈는 “1라운드를 망칠 뻔했는데 어렵게 회복했다”면서도 갤러리를 맞은 11번 홀 샷에 대해서는 “운이 없었다”고 말했다.

제이슨 데이(호주)도 1번 홀에서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그의 2 번째 샷은 나무에 부딪히더니 한 남성 팬이 들고 있던 맥주컵에 빠졌다. 남은 맥주를 단숨에 마신 그 남성은 공을 데이에게 건네줬다. 벌타 없이 드롭을 한 데이는 공동 55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한편 1라운드 단독 선두는 6언더파 66타를 친 조던 스피스(미국)였다. 김시우(23)는 3오버파 75타로 공동 55위에 올랐다.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