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들 부상 방지·활약 등 빌어

- KIA와 시즌 첫 야간시범경기는
- 한파·강풍으로 4회 노게임 선언

찬 바람이 쌩쌩 분 20일 오전 부산 사직야구장에 돼지머리가 등장했다. 2018시즌 롯데 자이언츠 승리 기원식 자리에서다. 먼저 조원우 감독이 고사상에서 웃고 있는 돼지 입에 두툼한 봉투를 꽂고 “1984·1992년의 우승 영광을 재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빌며 절을 했다.

롯데 자이언츠 조원우(가운데) 감독이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8 승리 기원식에서 제를 올리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내야수 한동희를 비롯한 신인들은 처음 보는 풍경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지켜봤다. 주장 이대호와 투수 손승락은 각각 내야수 대표와 투수 대표로 나왔다. 다른 선수들은 자신의 수비 포지션 자리에 술을 뿌리며 각자의 소망을 빌었다.

승리 기원식에 이어 롯데는 지난해 통합 우승팀 KIA 타이거즈와 야간 시범경기를 치렀다. 양 팀은 정규시즌 경기가 오후 6시30분부터 진행되는 점을 고려해 이날 시범경기 시작 시각을 오후 1시에서 5시로 늦췄다. 강풍과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그라운드의 체감온도는 2도까지 내려갔다. 심판은 롯데가 0-1로 뒤진 4회가 끝나도 강풍과 한파가 계속되자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조 감독은 노게임이 선언되기 전까지 부상을 우려해 최대한 많은 선수를 기용했다. 투수도 짧은 이닝만 던지게 했다.

롯데 선발 윤성빈도 2회까지 42개만 던지고 내려왔다. 스트라이크와 볼 비율은 1 대 1(스트라이크 21개)이었다. 바람에 제구가 흔들린 것이다.

1회 첫 두 타자에 볼넷을 내준 윤성빈은 안정을 되찾은 듯 2회까지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최고 구속은 150㎞까지 나왔다. 직구(31개)를 가장 많이 던졌고 슬라이더(8개)와 포크(3개)가 뒤를 이었다. 조 감독은 윤성빈이 지난 14일 LG와의 시범경기(53개) 때보다 적게 던졌는데도 3회부터 구승민을 투입했다. 4회 마운드를 넘겨받은 배장호는 연속 3안타를 맞으며 1점을 내줬다.

조 감독은 “윤성빈은 전지훈련지에서도 공이 마지막까지 살아서 포수 미트에 들어갔다”며 “성격도 당차고 싸움닭 기질이 있어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빈은 팔꿈치 염증 증세로 한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박세웅을 대신해 선발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강민호가 떠난 ‘안방마님’ 자리는 여전히 물음표였다. 3회까지 마스크를 쓴 롯데 나종덕은 1회 초 두 차례 폭투를 막지 못했다. 조 감독은 “벤치에서 사인을 내기 보다는 포수에게 맡기고 있다. 경험을 쌓으면 나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kt는 이날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범경기에서 5-1로 이겼다. 1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심우준이 3회 SK 왼손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터뜨려 승부를 갈랐다. 왼쪽 팔꿈치 수술을 받고 지난 시즌을 통째로 거른 뒤 복귀를 앞둔 김광현은 3이닝 3피안타(1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오는 25일 롯데와의 정규시즌 개막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인 김광현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두 차례 마운드에 올라 8이닝 3실점(2자책)의 성적을 냈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