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회 2루타 맞고도 연속 삼진
- 시범경기 두산전 9-5승 견인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는 ‘꾸준함’이 장점이다. 그는 강속구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파워 피처’도, 면도날 같은 제구력을 자랑하는 유형도 아니다. 그래도 레일리는 최근 3년간 매 시즌 17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이닝 이터’ 역할을 했다.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이 레일리의 꾸준함을 뒷받침하는 원동력이다. 펠릭스 듀브론트와 함께 1·2선발을 맡을 레일리는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도 변치 않는 기량을 선보였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1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레일리는 1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을 2개씩 내주며 1실점 했다. 삼진은 5개를 뽑았다. 투구 수는 57개.

레일리는 1회를 깔끔하게 출발했다. 선두타자 박건우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운 뒤 지미 파레디스와 오재일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냈다.

2회에는 영점이 잡히지 않아 투구 수가 늘어났다. 연속 4사구로 1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한 데 이어 허경민에게 내야 땅볼을 내줘 1실점 했다.

레일리는 3회에도 선두타자 박건우에게 큼직한 2루타를 얻어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1회와 마찬가지로 파레디스와 오재일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였다. 레일리는 투구 내용이 불만족스러웠는지 교체 직후 불펜에서 공을 더 던졌다.

지난해 5선발로 활약한 김원중은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다. 3-1로 앞선 6회 마운드에 오른 김원중은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이닝을 마쳤다. 하지만 7회 직구 제구 난조로 안타 4개(2루타 2개)와 볼넷 하나를 묶어 4점을 내줬다. 김원중은 8회와 9회에는 삼자범퇴로 막았다.

타선에서는 ‘대형 신인’ 한동희의 활약이 빛났다. 한동희는 이날 7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신인답지 않게 가볍게 밀어치는 타법으로 3개의 안타를 뽑아냈다. 수비에서도 여러 차례 까다로운 타구를 깔끔하게 처리해 조원우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롯데는 3-5로 뒤지던 7회 4점을 뽑은 뒤 8회에도 2점을 더 달아나 9-5로 승리해 시범경기 첫 승을 신고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