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S만 4번 … 작년엔 KIA서 우승
- “올해 롯데 뭔가 일 낼 기운 느껴”

연어는 망망대해를 떠돌다 고향으로 돌아와 새끼를 낳는다. 롯데 자이언츠 고효준(35·사진)도 연어처럼 16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2002년 신인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거인 유니폼을 입은 고효준은 1년 만에 방출됐다. 충격을 받은 고효준은 그때부터 잠재력을 터뜨렸다.

2004년 SK 유니폼을 입은 그는 ‘벌떼 불펜’의 한 축을 담당했다. 2007년부터 4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KIA에서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9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고효준은 “우승팀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강한 기운을 풍긴다. 대형 FA 영입과 짜임새가 좋다는 평가를 받았던 SK와 KIA처럼 올해 롯데도 뭔가 일을 낼 것 같다”고 말했다.

고효준은 지난달 28일 삼성과의 연습경기를 마지막으로 실전투구를 하지 않았다. 당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는 부상 우려에 대해 “가벼운 옆구리 통증이 있었다. 지금은 괜찮아져서 시범경기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조원우 감독은 고효준이 ‘좌완투수 기근 현상’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경찰청 코치로 자리를 옮긴 강영식과 상무에 입대한 김유영의 공백을 베테랑 이명우와 고효준이 메워야 한다.

고효준은 “내가 필요한 순간에 마운드에 올라 도움이 되는 게 늘 꿈꾸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사직구장에 다시 서는 그는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한 시즌을 건강하게 보내는 것과 함께 높은 기여도와 우승이다.

고효준은 “부산에서 ‘희로애락’ 중에 ‘애’를 많이 느꼈는데 이제 ‘희’를 만들어보고 싶다. 데뷔 때 ‘자이언츠 로고’를 가슴에 달고 자부심을 느꼈던 기억이 생생하다. 가족들도 이적을 반겼다”고 말했다.

SK·KIA에 이어 개인적으로 세 번째 이적한 소감을 묻자 “은사님께서 ‘아직 너를 필요해서 데려가는 팀이 있어 좋은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가장 좋아하는 야구를 계속할 수 있다는 데 만족한다”며 웃었다.

오키나와=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