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차전서 OAR에 11-2로 압승
- 7차전서 4강 진출 확정했지만
- 긴장 늦추지 않고 완벽 경기력
- 예선 4위 팀과 준결승서 격돌

- 남자대표팀, 일본에 10-4로 승
- 4승5패 공동 6위로 대회 마무리

‘팀킴’은 무섭게 냉정했다. 5명의 ‘KIM’은 마지막 스톤을 넣을 때까지 집중했다. 주장의 작전을 묵묵히 수행하는 팀워크는 더 단단해진 듯했다. 긴장이 풀어지려 할 때마다 “목표는 4강이 아니라 정상”이라고 되뇌었다. 폭풍처럼 질주하는 기세에 상대는 일찌감치 백기를 들었다.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 선수들이 21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여자컬링 예선 8차전에서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에 승리를 거둔 뒤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 컬링 전사들이 6연승을 달리며 예선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금메달이 가시권에 접어든 것이다.

태극전사들은 21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와의 예선 8차전에서 11-2로 압승했다. 주장 김은정부터 김영미(리드) 김선영(세컨드) 김경애(서드) 김초희(후보)까지 모두 김 씨인 ‘팀킴’은 7승 1패로 예선 1위를 확정했다.

한국은 지난 20일 미국을 제압하고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OAR전에선 여유를 갖고 경기를 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안경 선배’ 김은정은 여전히 날카로운 눈빛으로 “영미!”를 외쳤다. 상대에게 작은 틈이라도 주지 않겠다는 결기가 느껴졌다.

‘팀킴’의 경기력은 이날 가장 완벽했다. 한국은 1·2·3엔드에서 실점 가능성이 큰 선공을 하고도 오히려 연속으로 3점을 빼앗으며 OAR을 단숨에 무너뜨렸다.

러시아는 실수를 연발했다. 한국은 1엔드 하우스 안에 스톤 2개를 남긴 상태로 샷을 마쳤다. OAR은 마지막 스톤으로 한국의 가드 스톤을 맞췄다. 가드 스톤이 하우스 안으로 들어오면서 한국이 3점을 먼저 얻었다. 한국 스톤 3개가 하우스에 남은 2엔드에서도 OAR은 마지막 스톤을 버튼(중앙)에 넣지 못해 3점을 헌납했다. OAR은 한국이 후공을 잡은 5엔드에 다시 2점을 추가하자 전의를 상실하더니 6엔드에서 결국 기권했다.

최고의 유행어로 떠오른 ‘영미’의 주인공 김영미는 “어제 플레이오프가 확정된 것을 알았지만 남은 예선 두 경기를 대충 해서는 안 된다. 계속 집중했다”고 말했다. 예선 1위 한국은 예선 4위 팀과 준결승에서 격돌하기 때문에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김민정 감독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오늘까지는 예선일 뿐이다. 준결승부터가 진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이어 “선수들이 들뜨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꿈꾼 것을 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더 차분하게 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남자 대표팀은 이날 일본전에서 10-4로 승리하며 공동 6위(4승5패)로 모든 일정을 마감했다. 한국에 패한 일본도 4강 진출이 좌절됐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