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추월’ 경기 후 아쉬움에 눈물짓는 노선영 선수. 연합뉴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여자 팀추월’부문에 출전한 박지우-김보람-노선영 팀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리고 국민들은 크게 분노했다. 다만 국민들의 분노가 이들의 부진한 성적 때문은 아니었다.

지난 19일 치러진 ‘여자 팀추월’ 경기는 팀경기라는 이름이 무색했다. 뒤로 처진 노선영을 내버려두고 박지우와 김보람은 앞으로 나아갔다. 마지막 선수의 도착시간을 기록으로 남기는 경기인 만큼 한 선수가 뒤로 처지는 것을 다른 선수들이 이를 밀어주고 끌어주는 것이 보통 ‘팀추월’에서 볼 수 있는 모습임을 고려할 때 이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준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국민과 해설진이 그들의 ‘이상한 전략’에 난색을 표하고 있던 그 때,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문제의 발언이 터져나왔다. 김보름은 이날 인터뷰를 통해 “다시 올림픽에 출전하게 되면서 팀추월 연습을 조금 많이 해왔는데 중간에 잘 타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뒤에 (노선영 선수가) 좀 저희랑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록이 조금 아쉽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마치 노선영과 함께 도착점에 들어올 생각이 없었던처럼 속도를 높이기만 하던 두 사람이 내놓은 답에 국민들은 어안이 벙벙해진 채 당혹감을 표했다. 이날 김보름은 ‘저희’라는 말로 자신과 박지우를 뒤로 처진 노선영과 구분지었다. 마치 김보름과 박지우의 레이스에는 애초부터 노선영은 포함되지 않은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들로부터 받을 부진한 성적에 대한 비판이 두려웠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지만 ‘태릉선수촌 바깥에서 훈련을 하는 등 심한 차별을 받았다’는 노선영 선수의 과거 발언 등을 고려할 때, 김보름과 박지우를 비롯해 전명규 부회장 등 빙상연맹이 세간의 비판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