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쇼트트랙이 ‘금메달 텃밭’인 1000ｍ에서 불운에 또 울었다.

서이라(26·화성시청·사진)와 임효준(22·한국체대)은 지난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1000ｍ 결승에 출전했다. 초반까지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치던 두 선수는 헝가리의 산도르 류 샤오린(23)에 걸려 넘어지는 불운을 겪었다. 서이라가 다시 질주해 3위에 오르기는 했으나 세계 정상권인 우리나라 전력을 고려할 때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었다. 한국 대표팀은 4년 전 소치올림픽에서도 1위로 골인한 신다운이 반칙 판정을 받아 메달 획득에 실패했었다.

이날 결승전에는 5명이 출전했다. 서이라와 임효준은 초반부터 3, 4위권에 머물면서 선두로 치고 나갈 틈을 엿보고 있었다. 마지막 1바퀴 반을 남기고 4위를 달리던 임효준이 속도를 올렸다.

곧이어 류 샤오린이 두 선수 사이를 지나가며 추월하려다 서이라와 부딪쳐 넘어졌다. 뒤따라오던 임효준도 함께 엉키고 말았다. 덕분에 1000ｍ 세계랭킹 4위인 캐나다의 사무엘 지라드가 행운의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라드는 준결승전에서도 4위로 골인해 결승 진출이 무산된 듯했으나 뒤늦게 어드밴스 판정을 받고 결승에 올랐다. 캐나다는 지라드의 우승으로 1000ｍ 첫 금메달도 수확했다.

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임효준은 ‘팀플레이가 원활하지 않았다’는 말에 “쇼트트랙은 오히려 작전을 짜고 들어가면 그대로 되는 일이 없더라. (서)이라 형은 형대로, 나는 나대로 우리끼리 싸우지 않으면서 꼭 메달을 가져오자고 얘기하고 들어갔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