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고 있는 우리나라 선수단이 설날 아침 공동 차례를 지냈다.

지난 16일 아침 강릉 올림픽파크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이 행사는 대회 기간과 설 연휴가 겹쳐 고향이나 집으로 가지 못한 선수들을 위해 진행됐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김지용 평창동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장, 유승민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 위원 겸 선수촌장 등이 자리를 빛냈다.

선수를 대표해서 이미 경기를 마친 루지 선수들도 참석했다. 특히 13일 루지 여자 싱글 8위에 올라 역대 한국 루지 사상 올림픽 최고 순위를 달성한 독일 출신 귀화 선수 아일렌 프리슈(26·경기도체육회)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처음 경험하는 의식이 신기한 듯 지켜봤다. 차례가 끝난 후 프리슈는 “한국인으로 이런 행사를 치를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공동 차례는 오전 8시부터 한국예절사협회의 집례관 주관으로 진행됐다. 사회자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대한민국 선수단 220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고 나서 조상께 삼가 설날 차례를 올린다고 알렸다. 차례상 앞으로 나온 김지용 단장은 집례관의 구령에 따라 조상께 절을 하고 술을 올리며 예를 갖췄다. 차례상에는 여느 가정의 경우와 같이 떡국, 부침개, 생선, 나물, 대추, 밤, 배, 곶감, 식혜 등이 올라왔다. 북한 선수단은 참여하지 않았다.

차례가 끝나고는 내빈과 선수단이 함께 떡국을 먹었다. 유승민 촌장은 직접 국자를 잡고 선수단에 떡국을 떠주며 새해 인사를 나눴다. 그는 특히 프리슈에게 떡국의 의미를 설명해주며 “한국에선 떡국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강릉=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