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지 축구팬 거리 응원 열광

‘베트남 히딩크’ 박항서 감독의 마법이 또다시 통하면서 베트남 전체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카타르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 베트남 선수와 코칭 스태프들이 환호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 홈페이지 캡처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은 23일 중국 창저우 올림픽 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카타르를 4-3으로 물리쳤다.

이라크와의 8강전 승리로 베트남의 ‘국민 영웅’으로 떠오른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 역사를 또다시 새로 썼다.

경기 내용도 한 편의 드라마였다. 베트남은 전반 39분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줬다.

박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수비수를 빼고 공격수를 넣더니 후반 16분에는 중앙수비수를 공격수로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박항서 매직’은 통했다. 후반 24분 응구옌 꽝 하이가 기어이 동점골을 터뜨린 것이다.

승부에 균형을 맞춘 베트남은 수비에 치중하는 작전으로 전환했으나 후반 42분 알모에즈 알리에게 추가골을 내주면서 결승 진출의 문턱에서 주저앉는 듯했다.

그러나 실점 1분 만인 후반 43분 동점골의 주인공 응구옌 꽝 하이가 기적같은 재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 전후반 30분 경기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결국 승부차기에 나섰다. 베트남은 이날 두 골을 터뜨린 응구옌 꽝 하이가 첫 번째 키커로 나서 페널티 킥을 실축하며 한 점 차이로 끌려갔다. 이때 베트남 골키퍼 부이띠엔 중이 선방해 다시 균형을 맞췄다.

베트남 골키퍼는 또 카타르의 다섯 번째 키커 술탄 알 브레이크의 페널티킥을 막아내 영웅이 됐다. 이어 베트남의 마지막 키커 부 반 탄이 상대 골망을 가르면서 혈투의 마침표를 찍었다.

베트남의 결승행이 결정되자 베트남 현지 거리와 강당·공원에서 단체응원을 하던 축구팬들이 열광했다. 베트남은 27일 결승서 대회 첫 우승을 노린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