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학 중인 부산 학산여고 찾아
- “친구들이 한턱내라고 난리
- 명문 롯데골프단 막내로
- 선배들 장점 다 닮고 싶어”

“‘닥치고 공격’으로 신인왕에 오를래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8시즌 개막전 ‘효성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혜진이 15일 부산 학산여고 교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8시즌 개막전인 효성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최혜진(18·롯데)이 15일 부산 학산여고에 ‘등교’했다. KLPGA투어 개막전에서 정상에 오른 유일한 신인인 그는 “2라운드에서 부진해 최종 라운드에서 부족한 부분을 만회하려고 했는데 행운이 찾아왔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최혜진은 국내 아마추어 골프계를 평정하고 지난 8월 프로로 전향했다. 당시 그는 김효주(2년 10억 원)를 능가하는 2년 12억 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다른 종목의 프로 선수도 쉽게 넘보기 힘든 거액이다.

그는 “솔직히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친구들이 모두 한턱내라고 난리인데 나도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 쓰는 입장이라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수줍게 웃었다. 강한 멘탈이 강점인 최혜진이지만 필드를 벗어나면 영락없는 여고생이었다.

졸업을 앞둔 그는 학창시절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자신이 걸어온 길을 후회하지는 않았다. “서로가 정한 목표를 향해 걷다가 다시 만나면 더 깊은 우정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최혜진이 속한 롯데골프단에는 쟁쟁한 ‘선배’들이 많다. 올해 3승을 한 김해림과 1승씩 올린 김효주·김지연·장수연이 KLPGA투어에서 프로골프단 가운데 가장 많은 6승을 합작했다. “명문 골프단의 ‘막내’로 들어갔는데 선배님들이 많이 예뻐해 주세요. 특히 초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낸 부산 예문여고 출신의 (김)현수 언니가 많은 도움을 줍니다.”

최혜진에게는 아직 ‘롤 모델’이 없다. “건방지게 들릴 수 있겠지만 특정 선수의 모든 것을 닮고 싶진 않아요. 선수마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장점만 배워 내 것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김현수 선배의 숏게임 능력과 김효주 선배의 스윙 템포를 배우고 있어요.”

최혜진의 내년 시즌 목표는 신인왕이다. 이미 개막전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따내 시동을 걸었다. 그는 “체력 관리를 잘 해서 부상 없이 데뷔 시즌을 마친다면 신인왕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 같다”고 자신했다. 최혜진은 골프를 시작한 초등학생 시절 5가지 목표를 정해 놓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국가대표 선발과 ▷LPGA 투어 진출 ▷세계랭킹 1위 ▷올림픽 금메달 ▷LPGA 명예의전당 헌액이 그것이다.

이미 첫 번째 목표인 국가대표의 꿈을 이룬 최혜진은 남은 4가지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어려움에 좌절하지 않고 지금처럼 자신을 믿고 플레이 하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