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지 선수 중 가장 주목받는 재목이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1차 1번으로 지명받는다. 그래도 프로의 높은 벽에 부딪치거나 부상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박종무(왼쪽), 김유영

롯데 자이언츠의 2014년 1번인 김유영과 2016년 1번 박종무는 야구 인생을 멀리 보고 입대를 선택했다. 김유영은 지난 17일 상무 야구단에 지원서를 냈다. 부산고 출신 박종무는 다음 달 26일 인천에 있는 17사단에 현역으로 입대한다.

경남고 출신 좌완 투수 김유영은 2017시즌 불펜에서 활약하며 40경기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했다. 선발 등판도 한 차례 했다.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비 엔트리까지 이름을 올렸으나 아쉽게 도쿄행 항공기에는 탑승하지 못 했다.

김유영은 20일 “만약 대표팀에 뽑히면 정말 잘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군대를 다녀와서라도 태극마크를 달고 뛰고 싶다”고 말했다.

박종무는 아직 1군 데뷔전을 치르지 못 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지난 2월 대만 2군 스프링캠프까지 좋은 공을 던졌지만 부상이 찾아와 아쉬운 한 해를 보냈다. 그는 “성급하게 구위를 끌어올리려다 다친 것 같다”면서 “제대하면 꼭 1군 마운드에 올라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지난해 1차 지명인 투수 윤성빈(18)은 1년간의 재활을 거쳐 일본 마무리캠프에서 평균 구속 150㎞를 던지고 있다. 2015년 1차 1번인 부경고 출신 포수 강동관은 강민호와 김사훈·나종덕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강동관은 “처음 입단했을 때보다 수비나 자신감이 향상됐다. 비슷한 나잇대 선수들이 많은 만큼 ‘튀어서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전했다.

“신인으로 왔을 때만 해도 자신 있었지만 프로의 세계는 달랐습니다. 그동안 많이 성장한 만큼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고 입을 모은 거인의 1차 1번들은 오늘도 생존경쟁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