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조진호 감독님에게 승리를 바칩니다.” 부산 아이파크가 수원 삼성을 꺾고 FA컵 결승에 진출했다. 골잡이 이정협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오직 조 감독님을 위해 뛰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이 25일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2017 FA컵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자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클래식 킬러’ 부산은 25일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수원과의 2017 FA컵 준결승에서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해 결승에 진출했다. 2004년 이후 13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부산은 울산 현대와 정상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챌린지(2부리그) 2위 부산은 이날 이정협과 고경민을 최전방에 배치하고 임상협·이규성·이재권·정석화를 허리에 배치했다. 수비라인은 야스다·임유환·차영환·김문환이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김형근이 지켰다.

수원은 왼발의 달인 염기훈과 박기동·산토스를 내세워 부산 골문을 노렸다. 김민우·이용래·최성근·장호익이 미드필드진에서 압박을 하고 매튜·조성진·이종성은 수비라인에서 부산의 공격을 막았다.

초반부터 부산에 불운이 닥쳤다. 전반 13분 주장 임상협이 슈팅 과정에서 발목을 다쳐 이동준과 교체됐다. 후반 12분 수원 최성근이 퇴장 당해 승기를 잡는 듯 하던 부산은 후반 21분 염기훈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주고 말았다.

반격에 나선 부산은 후반 32분 정석화의 패스를 받은 이정협이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전에 접어든 부산은 10명이 싸우는 수원을 몰아 붙였으나 좀처럼 상대 골문을 열지 못하고 페널티킥 승부 끝에 기나긴 싸움의 마침표를 찍었다. 2010년 FA컵 결승과 지난해 16강에서 수원에게 당한 패배도 설욕했다.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