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아섭 193안타·113득점
- 이대호 3할 30홈런 100타점
- 상위·중심타선 제 역할 톡톡
- 발빠른 나경민 20도루 쌓고
- 3할 타율 번즈 수비서도 진가
- 팀 플레이 약점 보인 건 아쉬워

롯데 자이언츠는 후반기 짧지만 강렬한 행보를 보여줬다. ‘가을 드라마’를 쓰는 데는 안정적인 투수진에 불붙은 타선의 힘이 보태졌다. 롯데 타선은 손아섭과 이대호가 앞에서 끌고 전준우와 앤디 번즈도 3할 활약으로 뒤를 받쳤다. 그러나 뛰어난 개인 성적과 달리 병살타 1위와 득점권 타율 9위로 팀플레이에 약점을 보이기도 했다.

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손아섭, 이대호, 번즈, 전준우.

■ ‘돌격대장’ 끌고 ‘돌아온 4번 타자’ 밀고

롯데 타선에서는 올해 첨병 노릇을 한 손아섭이 제 몫을 다했다. 정규 시즌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한 그는 20홈런 25도루로 개인 첫 ‘20-20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롯데 소속으로는 2015년 짐 아두치, 2016년 황재균에 이어 3년 연속 대기록이 나왔다. 손아섭은 193안타를 때려내 최다 안타 부문 타이틀도 4년 만에 되찾았고, 113득점으로 리그 부문 2위에 오를 정도로 상위 타선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누구보다 기대를 모은 주장 이대호도 타선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강타자의 조건인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하며 시즌 142경기 타율 0.320 34홈런 111타점을 기록했다. 결승타 14개로 팀 내 1위를 기록해 승리를 이끄는 데도 공을 세웠다. 제대 후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른 전준우와 국내 무대 데뷔 시즌을 뛴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도 각각 타율 0.321, 0.303으로 활약했다.

■ 공수 빛난 ‘사직마’와 ‘수비요정’

전문 대주자 요원으로 자리 잡은 나경민의 활약도 빛났다. 나경민은 주로 경기 후반 나서 빠른 발로 도루와 득점을 차곡차곡 쌓았다. 97경기에서 도루 20개를 성공시켰고 도루 성공률은 87%에 이른다. 타석에서 3할 타율을 기록한 번즈의 진가는 수비에서 드러났다. 2루수로 116경기에 나선 번즈는 타구 처리 비율 93.55%로 전체 리그 내야수 중 2위에 오를 정도로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안방마님’ 강민호는 이번 시즌에도 포수 마스크를 쓰고 129경기 1032와 2/3이닝을 나서 리그 포수 중 최다 수비이닝을 소화했다.

■ 병살타 1위·득점권 타율 9위

중심타선의 느린 주루 탓에 공격 흐름이 번번이 끊긴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롯데는 이번 시즌 병살타 146개를 기록하며 2013시즌 한화 이글스가 기록한 한 시즌 최다 팀 병살타 기록(140개)을 뛰어넘었다. 최준석은 정규 시즌 병살타 24개로 한 시즌 최다 병살타(기존 2004년 삼성 김한수 23 병살타)라는 불명예 기록도 세웠다.

각자 뛰어난 타자들의 개인 성적과 다르게 팀으로는 그다지 힘을 쓰지 못했다. 팀 타율은 0.285로 6위에 머물렀고, 득점권 타율은 0.276으로 10개 구단 중 9위에 그쳐 전반적으로 답답한 공격력을 드러냈다.


※손아섭 >> 144경기 타율 0.335 20홈런 80타점 113득점

이대호 >> 142경기 타율 0.320 34홈런 111타점 73득점

전준우 >> 110경기 타율 0.321 18홈런 69타점 76득점

번즈 >> 116경기 타율 0.320 15홈런 57타점 71득점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