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경기 명승부던 ‘낙동강 더비’
- 5회초 7실점에 추격 의지 꺾여
- 중심타선 침묵·득점기회 못살려

롯데 자이언츠가 5년 만에 맞은 ‘가을야구’ 무대에서 아쉽게 돌아섰다. NC 다이노스는 와일드카드 SK 와이번스를 꺾은 데 이어 올해 마지막 ‘낙동강 더비’에서 대승을 거두고 3년 연속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티켓을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5차전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 경기에서 9회말 2사 후 땅볼로 아웃된 롯데 손아섭 뒤로 NC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5차전에서 롯데는 NC 다이노스에 0-9로 패하며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경기는 역대 최초로 단일 시리즈에서 두 경기 이상 우천 취소가 될 뻔한 위기 끝에 열렸다. 4차전이 우천취소로 하루 밀린 데 이어 5차전도 오전부터 내린 비로 경기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시작 시각에 맞춰 빗줄기가 잦아들었다. 경기 후반 패색이 짙었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킨 롯데 팬들은 종료 후 선수단에 박수와 함성을 보내며 어느 해보다 뜨거웠던 시즌을 함께 마무리했다.

전반기 7위에 머문 롯데는 후반기 투타 모두 ‘진격의 거인’ 모드를 선보이며 5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린동원’ 조쉬 린드블럼이 가세한 선발진이 안정감을 더했고, 전반기 에이스 박세웅이 개인 첫 두 자릿수 승수를 밟은 데 이어 베테랑 송승준도 4년 만에 10승 고지를 밟았다. 불펜에서는 선발에서 보직을 옮긴 박진형이 후반기에만 홀드 10개를 따냈고, ‘돌아온 포크볼러’ 조정훈도 제 몫을 다했다. 특히 ‘락앤락’ 손승락이 후반기에만 세이브 22개를 추가하며 구단 첫 단독 세이브왕에 등극했다.

준PO에서도 사상 첫 포스트시즌 맞대결을 벌인 ‘낙동강 라이벌’ NC와 매 경기 명승부를 펼쳤다. 1차전에서 연장전까지 승부가 이어졌고, 2차전에서는 무타점·무자책이라는 진기록으로 승부가 갈리기도 했다. 두 팀 모두 홈런포를 가동하며 1승씩을 나눠 가진 끝에 맞은 5차전에서도 초반까지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롯데는 이날 5회 초가 뼈아팠다. 포스트시즌 무대 데뷔전을 치른 박세웅이 매회 주자를 내보내고도 위기를 넘겼지만, 선취점을 뺏기며 기세가 한풀 꺾이자 불펜진을 가동했다. 하지만 오히려 NC 타선에 공략당하며 대거 7실점 해 추격 의지가 꺾였다. 경기 내내 중심타선은 9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8번의 득점권 기회를 한 번도 살리지 못했다.

결국 롯데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역대 26번의 준PO에서 1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PO) 진출 확률은 84.6%(26번 중 22번)에 이르고, 1승 1패 상황에서 3차전을 가져간 4개 팀이 모두 다음 시리즈로 향했다. 1차전과 3차전을 모두 내주며 패색이 짙었던 롯데는 지난 13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4차전에서 7-1 승리를 거두며 전적 2승 2패로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왔지만, ‘진격의 거인’ 발걸음은 더는 나아가지 못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