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5차전이 끝나자 모처럼 맞이한 부산의 가을야구를 갈무리한 사직야구장에는 환호성과 탄식이 교차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아쉬움 속에서도 “내년을 기약하자”며 양 팀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15일 사직야구장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출동한 경찰특공대가 수색하고 있다.

15일 오후 1시 부산 사직야구장 앞.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롯데와 NC 다이노스의 혈투를 기다린 야구팬들은 부푼 마음을 가지고 입장했다. 티켓을 예매하지 못한 팬들은 현장 판매분을 확보하기 위해 일찌감치 긴 줄을 늘어섰다.

이날 오전부터 내린 비로 네이버·다음을 비롯한 포털사이트 실시간 인기 검색어로 ‘부산 날씨’가 올라오기도 했다. 기상청은 부산 동래구 사직2동의 강수확률을 오후 6시까지 60%로 예상했다. 비가 계속되자 우비가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우산을 가지고 온 관중들도 우산을 접고 2000원에 우비를 구매했다. 우비 상인 김모(63) 씨는 “오늘 준비한 우비 300인 분량을 다 팔았다. 비 오는 날씨에도 관중들이 많이 찾아 반짝 수익을 올렸다”며 웃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정오부터 인터넷 예매 취소분 티켓 1800장을 현장 판매했다. 총 2만6000석 중 2만5938석이 팔렸다. 매진되지 않아 암표상들도 고개를 떨구며 싼값에 티켓을 팔아야 했다. ‘낙동강 더비’가 내년에도 성사되길 비는 관중도 있었다. 박모(40) 씨는 “역사적인 경기를 직접 보기 위해 왔는데 롯데가 져 솔직히 좀 아쉽다. 내년에는 두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만나자”고 말했다.

이날 사직구장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다행히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8분 인터넷 게시글에 ‘사직구장 2층 화장실에 폭발물이 설치돼 경기가 취소됐다’는 댓글이 있다는 신고가 경북경찰청 112상황실에 접수됐다. 경찰은 댓글 게시자를 추적하고 있다.

김진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