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인, 3차전 패배에도 고무적
- 조원우 감독 “5차전까지 갈 것”

벼랑 끝에 섰지만 주눅 들지 않는다.

12일 경남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가 우천 취소된 뒤 조원우(오른쪽) 롯데 감독이 라커룸을 나서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뒤진 롯데 자이언츠는 이제 한 판만 더 져도 5년 만에 맞은 가을야구를 마감한다. 자칫 선수단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롯데 선수단의 분위기는 오히려 끓어오르고 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12일 경남 창원시 마산구장에서 열릴 NC 다이노스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어제 경기에서는 졌지만, 마지막까지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살아 있었다. 그 정도 점수 차라면 8회와 9회에는 분위기가 가라앉아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조 감독은 “우리는 시즌 때도 연패가 길지 않았다. 오늘 져도 내일 이기면 된다는 분위기다. 부담 안 가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롯데는 전반기 7위에 머물렀으나 후반기 들어 놀라운 상승세를 바탕으로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렸다. 이 과정에서 팀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특히 야수 중에서는 이대호, 투수진에서는 손승락 등 고참들이 앞장서 팀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6-13으로 패한 전날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손아섭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했다. 손아섭은 8회 2점 홈런을 때린 뒤 3루 베이스를 돌며 더그아웃에 있던 동료들에게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이미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었지만, 손아섭은 필사적으로 투지를 다시 지피려는 듯 힘을 냈다. 조 감독은 “손아섭은 아무리 중요한 상황에서 홈런을 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어제는 일부러 오버액션 해줬다”며 고마워했다.

이날 낮부터 많은 비가 내려 4차전은 13일로 연기됐지만 숙소로 돌아가는 조원우 감독과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모처럼 가을야구의 기회를 잡은 롯데는 반드시 준PO를 5차전으로 끌고 간다는 각오다. 역대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1패 후 3차전을 가져간 팀이 네 차례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롯데는 첫 번째 반대 사례를 만들어 보이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경기가 하루 늦춰지며 롯데는 4차전 선발투수로 이날 예고한 박세웅 대신 조쉬 린드블럼 카드를 꺼내 들었다. 린드블럼은 4일 휴식하고 마운드에 오른다. 린드블럼은 지난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6이닝 동안 106개를 던지며 5피안타 2실점 평균자책점 3.00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 6이닝 3실점 이하)했지만 승패를 기록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한편 롯데는 주전 좌익수 김문호가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를 만났다. 3차전 경기 도중 홈 송구 과정에서 옆구리에 통증을 느낀 김문호는 부산으로 이동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고, 그 결과 우측 옆구리 내 복사근 미세 파열 진단을 받았다. 치료에만 3주가 걸릴 예정이라 남은 포스트시즌 기간 출장은 어렵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