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세이프웨이 오픈으로 2017-2018시즌을 시작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새로운 ‘빅 3’인 저스틴 토머스, 조던 스피스,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스피스

2015년 세계 남자 골프의 ‘빅3’는 제이슨 데이(호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스피스였다. 하지만 지난해 매킬로이가 잦은 부상에 신음하는 사이 존슨이 떠올랐고 올 시즌 데이마저 부진에 빠지자 토머스가 재빠르게 빈자리를 메웠다. 신 ‘빅 3’는 2016-2017시즌 주요 타이틀을 사이좋게 나눠 가지며 새로운 삼두체제를 견고하게 만들었다.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는 토머스가 앞섰다. 메이저 대회 PGA챔피언십을 포함해 시즌 5승을 올린 토머스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와 PGA 투어 양대 올해의 선수상을 탔다. 토머스는 시즌 상금 992만1560달러를 받아 상금왕에도 올랐다. 올해의 선수상 2개와 상금왕, 그리고 다승왕까지 개인 타이틀 4개를 차지한 셈이다.

하지만 토머스의 독주를 두 선수가 견제하고 나섰다. 시즌 평균 타수 1위에 주는 바든 트로피는 조던 스피스가 차지했고 시즌 종료 시점 세계랭킹 1위는 더스틴 존슨이 굳게 지켰다.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 평균 타수 1위, 그리고 세계랭킹 1위 등 주요 타이틀을 3명의 선수가 고루 나눠 가졌다. 3명이 우승컵도 비슷하게 가져갔다. 토머스가 5승으로 앞섰지만 존슨은 4승, 스피스는 3승을 수확했다.

‘빅 3’ 체제는 예전 타이거 우즈와 같은 절대 강자가 없다는 걸 의미한다. 우즈가 몰락한 이후 PGA 투어에는 화려하게 등장해 그의 후계자로 떠오른 선수가 있었지만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뜨거운 경쟁이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즈가 마지막으로 상금왕과 다승왕, 올해의 선수, 바든 트로피를 석권한 2013년 이후 4시즌 동안 ‘넘버원’은 늘 다른 얼굴이었다. 2016-2017시즌에 토머스, 스피스, 존슨이 개인 타이틀을 골고루 나눠 가진 건 그동안 이어온 경쟁체제가 배경이다. 2017-2018시즌 PGA투어도 이들의 타이틀 경쟁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