찡그린 표정으로 글러브를 벗어 던진 그는 그대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이 시즌 막판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부상 악재를 만났다

24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3회 LA 다저스 류현진이 타구에 맞은 왼쪽 팔뚝을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MLB)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의 맞대결에 선발투수로 나선 류현진은 3회초 선두타자 조 패닉의 타구에 왼쪽 팔뚝을 맞았다. 1스트라이크를 잡고 두 번째 던진 커브를 패닉이 받아쳤고, 시속 151㎞의 타구가 그대로 투수에게 향했다. 류현진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곧바로 공을 잡아 주자를 잡아냈다. 하지만 이후 글러브를 벗고 계속 통증을 호소했고, 마운드에 오른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교체를 결정했다.

검사 결과 큰 이상이 드러나지 않은 점은 호재다. 다저스 구단은 X 레이 촬영 결과 류현진의 팔뚝 뼈에 이상이 없고 타박상이라고 발표했다. 다친 부위가 공을 쥐는 왼팔이라는 점을 볼 때 정상 투구 여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전망이다. LA 타임스는 “건강하든, 아프든, 포스트시즌이 임박했다.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는) 출발이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지난 6월 29일 LA 에인절스전에서도 타구에 왼발을 맞고 한동안 주저앉았다. 당시 경기는 마무리했지만 이후 부상자명단(DL)에 포함돼 로테이션에서 제외되며 전반기를 그대로 마쳤다. 경기 후 그는 “야구 하면서 팔에 맞은 건 처음이라서 긴장했는데, 뼈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니까 금방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빨리 치료해서 마운드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교체된 류현진은 2와 1/3이닝 동안 안타 3개를 맞고 1점을 줬고 타선이 역전에 성공하지 못한 채 1-2로 패해 시즌 8패째를 떠안았다. 1회 버스터 포지의 적시타로 한 점을 허용했고 2회에도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를 맞은 그의 평균자책점은 3.46에서 3.47로 약간 올랐다. 팀은 전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 지으며 여유를 찾았지만,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선발진 진입이라는 중요한 목표를 앞두고 등판한 경기에서 부상 악재를 만나 아쉬움을 남겼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