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새 역사 쓴 선배 뜻 기려
- 같은 등번호 달고 KIA전 출전

5년 만의 가을야구를 눈앞에 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팀의 역사를 쓴 선배들의 기를 받아 시즌 막판 순위 경쟁에 힘을 더한다.

14일 부산 사직야구장 광장에 설치된 최동원 동상 앞에서 열린 고 최동원 선수 6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한 조원우(왼쪽부터) 롯데 자이언츠 감독, 이대호 선수, 모친인 김정자 여사, 김창락 롯데 자이언츠 대표이사가 헌화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1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 앞서 롯데는 최동원 선수 6주기 추모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진행하기 전에 구장 앞 광장에 위치한 최동원 동상에 롯데 김창락 대표이사와 이윤원 단장, 조원우 감독, 이대호 선수가 참석해 헌화했다. 모친 김정자 여사도 헌화 행사에 함께했고, 이날 경기 전 시구자로도 선정돼 아들의 추모행사에 참석해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과 더불어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을 기원했다.

‘무쇠팔’ 최동원은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올려 롯데의 팀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지금도 오래된 롯데 팬들의 기억 속에 남은 최동원의 모습을 기리기 위해 선수단은 이날 챔피언 원정 유니폼에 그의 이름과 등 번호인 11번을 마킹한 추모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2011년 유명을 달리한 최동원을 기리기 위해 구단이 영구결번으로 지정했지만, 이날만큼은 모든 선수가 11번을 달았다. 구단은 경기 후 친필사인을 더한 추모 유니폼에 대한 온라인 경매를 진행해 그 수익을 유소년야구단 발전기금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강진수 최동원추모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은 “그동안 추모행사나 기념사업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올해만큼은 롯데 구단에서 준비를 잘 해줬다. 팀 우승을 이끈 수호신이나 다름없는 최동원과 함께 올해도 우승까지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 1일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는 유두열 전 선수이자 코치의 1주기를 기념하기도 했다. 지난해 같은 날 별세한 유 전 코치를 추모하기 위해 선수단이 추모 패치를 부착하고 경기에 나섰고, 경기 시작 전 추모 영상 상영과 함께 고인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1983년 입단해 1991년 은퇴하기까지 통산 타율 0.264, 588안타, 58홈런의 활약을 펼친 그는 특히 1984년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역전 3점 홈런으로 팀의 첫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등 팬들의 오랜 사랑을 받았다.

최근 롯데 출신 선수들을 위한 잇단 추모 행사가 이어지며 선수단이 결집하는 효과와 함께 팬들의 좋은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이윤원 롯데 단장은 “구단 출신 ‘레전드’ 선수들인 만큼 이렇게 모시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선수단 분위기도 최상이라 선배님들과 함께한다는 마음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