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회 3번째 우승·메이저 16승
- 올 4개 메이저 페더러와 양분

- 정현, 개인 최고 랭킹 44위

올 시즌 세계 남자 테니스는 ‘지는 해’로 여겼던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과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가 ‘다시 떠오른 해’가 된 한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케빈 앤더슨을 꺾고 정상에 오른 라파엘 나달이 양팔을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나달이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정상에 오르며 시즌 두 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나달은 결승에서 케빈 앤더슨(32위·남아프리카공화국)에게 3-0(6-3, 6-3, 6-4)으로 승리하며 역대 최대 규모인 370만 달러(약 41억8000만 원)의 우승상금을 손에 넣었다.

나달은 강서브를 내세워 서브에이스 10개로 몰아붙인 앤더슨에 끈질긴 랠리로 대응했다. 1세트에 나달이 5개의 실책을 범하는 동안 앤더슨은 23개나 저지르며 자멸했다. 2세트와 3세트는 나달이 공격적인 경기로 주도권을 놓지 않으며 앤더슨을 상대로 5전 전승의 기록을 이어갔다.

나달은 이날 우승으로 2010년과 2013년에 이어 4년 만에 이 대회 남자단식 세 번째 정상에 올랐다. 또 통산 16번째(호주오픈 1회, 프랑스오픈 10회, 윔블던 2회, US오픈 3회)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해 19회로 최다 기록을 보유한 페더러를 3회 차이로 따라갔다.

나달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가져가면서 올 시즌 4개의 메이저 대회 우승컵은 나달(프랑스오픈, US오픈)과 페더러(호주오픈, 윔블던)가 2개씩 나눠 가졌다. 나달과 페더러가 메이저 우승컵을 나눠 가진 것은 7년 만이다. 2010년 당시에는 페더러가 호주오픈에서 우승했고 나달이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을 석권했다.

두 사람은 노바크 조코비치(6위·세르비아), 앤디 머레이(3위·영국)에게 밀려 세계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듯했지만 올해 극적으로 ‘동반 부활’했다. 31세의 나달은 2년간 메이저 결승에도 오르지 못하다가 올해만 두 차례 메이저 우승컵을 안았다. 올해 36살인 페더러는 테니스 선수로는 당장 은퇴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나이지만 이번 US오픈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됐을 정도로 여전히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두 사람은 대회 후 발표된 세계랭킹에서도 나란히 1, 2위에 올랐다.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삼성증권 후원)은 47위에서 44위로 상승하며 자신의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잔융란(대만)과 한 조로 나선 여자복식에서 우승한 마르티나 힝기스(37·스위스)는 전날 혼합복식에서 앤디 머레이의 형인 제이미 머레이와 호흡을 맞춰 정상에 오른 데 이어 2관왕을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