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블보기 뼈아픈 실수 16번 홀
- 비행기 안에서 자꾸만 생각나

“KLPGA, LPGA를 거쳐 박세리, 박인비 선배님처럼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아마추어로 준우승을 차지한 아마추어 최혜진(17·학산여고)이 18일 귀국하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최혜진은 지난 17일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72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우승자 박성현에 이어 단독 2위를 차지했다.

US 여자오픈 준우승 최혜진 ‘금의환향’-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여자오픈에서 2위를 차지한 최혜진이 1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환영 꽃다발을 받고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마지막 날 한때 박성현과 공동 선두를 달린 최혜진은 16번 홀에서 티샷을 물에 빠트리며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공항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최혜진은 이에 대해 “치는 순간 ‘빠졌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처음에는 자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이후 16번 홀이 자꾸 생각났다. 다시 쳐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최혜진은 지난해에도 지역 예선 1위로 US여자오픈에 참가해 34위에 올랐다. 2년 연속 이 대회에서 아마추어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최혜진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최혜진은 “아무래도 외국에서 한국 분들이 응원을 보내주시는 것은 국내 대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특히 이번 대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전해서 그런지 보안도 여느 대회보다 철저했다”고 밝혔다.

비록 50년 만의 아마추어 선수 우승은 눈앞에서 놓쳤지만 그는 “큰 대회에서 내 플레이를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재미있게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지난달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우승 상금(1억 원)과 이번 대회 준우승 상금(54만 달러·약 6억900만 원)을 받지 못한 데 대해서는 “좋은 경험을 한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면서도 “이번 대회는 돌아오는 공항에서 상금 분배표를 보고 나니 ‘액수가 좀 컸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웃음을 보였다.

다음 달에 한두 차례 더 아마추어로 KLPGA 투어 대회에 나선 뒤 9월에 프로로 전향할 계획이라는 최혜진은 “앞으로 LPGA 투어에 진출하려면 체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느꼈다. 그린 주위 쇼트 게임이나 트러블샷에 대한 연습도 더 해야 한다”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대선배들의 뒤를 따라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