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서 데뷔 후 통산 5승째
- PGA 대회 출전권도 확보

60회째를 맞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대회에서 시즌 9번째 우승자가 탄생했다.

25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60회 한국프로골프선수권대회에서 황중곤이 우승을 차지한 뒤 동료들의 축하 물세례를 받으며 환호하고 있다. KPGA 제공

25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CC(파72)에서 마무리된 제60회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기록한 황중곤(25)이 최종 20언더파 268타로 1타 차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 KPGA 투어 9번째 대회에서 탄생한 9번째 우승자인 황중곤은 국내보다 일본에서 먼저 데뷔전을 치른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일본에서 2011년 미즈노오픈 우승 이후 이듬해부터 국내 무대에 참가한 그는 2015년 일본 카시오 월드오픈 우승 이후 통산 5승째, 국내에서는 2014년 매일유업 오픈 우승 이후 2년10개월 만에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황중곤은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자 60번째를 맞는 선수권인 이번 우승이 가장 뜻깊다"고 우승컵을 바라보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대회는 라운드마다 1위가 바뀌는 등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1라운드에서는 14년 만에 출전한 양용은(45)이 공동 선두에 올랐고, 2라운드에서는 한국오픈 우승자 장이근(24)과 함께 코스 레코드 타이기록(10언더파 62타)을 세운 박은신(27)이 공동 선두에 자리했다. 3라운드 들어서야 이동하(35)가 단독 선두로 나섰지만 4라운드 중반까지 공동 1위에 7명이 이름을 올리며 승부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황중곤은 3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낚으며 15언더파를 기록해 공동 4위로 마지막 날 경기를 시작했다. 9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한 번에 두 타를 줄여 선두권 경쟁을 이어간 그는 후반 네 홀 연속 버디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이형준(25)을 꾸준히 따라붙었다. 황중곤은 13번 홀부터 연속 버디와 함께 17번 홀(파3) 버디로 다시 공동 선두를 꿰찼다. 그 사이 이형준이 16번 홀에서 아웃 오브 바운드(OB)로 1타를 잃었고 마지막 홀까지 보기로 미끄러지며 순위가 뒤바뀌었다.

캐디로 나선 4살 터울의 형 황중석과 함께 대회에 나서 우승컵을 함께 들어 올린 황중곤은 "코스 위에서 서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주고받아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됐다. 형과 함께한 대회에서 성적이 좋았는데 상금은 어떻게 할지 이야기해봐야겠다"고 웃었다. 그는 오는 10월 제주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CJ컵@나인브릿지 출전권도 확보했다.

시즌 우승자들이 총출동한 이번 대회에서 최근 두 대회 연속 연장 승부 끝에 한 차례씩 우승을 나눠 가진 이정환(26)과 김승혁(31)이 각각 공동 12위, 공동 16위에 올랐다. 46년 만에 한국오픈에 이어 선수권까지 두 대회 동시 석권을 노렸던 장이근은 공동 6위에 올랐고, 아시아 최초로 PGA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양용은은 공동 20위로 대회를 마쳤다.

배지열 기자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