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즌 후반 동력상실 원인
- 선수들 잇단 부상·컨디션 난조
- "올 시즌엔 돌발변수 대비 철저"

- 팀 분위기 주도 이대호에 기대
- 기동력·장타력 겸비 전력 상승
- "마운드만 안정되면 우승 충분"

이번 시즌을 앞두고 프로야구에는 대거 감독 교체가 진행됐다. 4개 팀의 사령탑 얼굴이 바뀐 가운데 3년 이상 감독직을 유지하는 경우도 5팀이다. 롯데는 둘 다 속하지 않는 2년 차 조원우 감독이 올해도 팀을 이끈다. 그는 한 시즌을 치르면서 많은 것을 배운 만큼 이번 시즌에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의지를 내비쳤다.

팀의 지휘봉을 잡은 첫해인 지난 시즌은 조 감독에게 아쉬움을 많이 남겼다. 팀 최종성적은 8위에 그쳤고,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부상과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는 선수들도 발생했다. 한때 5위를 유지하던 성적이 떨어지더니 어느새 시즌이 마무리됐다. 그는 "생각한 대로 움직일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변수가 많았다. 대비가 부족했던 탓이 컸다"고 밝혔다.

비시즌 조 감독에게 들린 기쁜 소식은 '돌아온 4번 타자' 이대호의 영입이었다. 6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이대호에게 조 감독은 곧바로 주장직을 맡기며 신뢰를 내비쳤다. 대표팀 4번 타자로 나서는 만큼 기술적으로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이대호다. 주장을 맡은 이상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질 수 있지만 지금까지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조 감독은 "주장을 맡고 나서 선수들 분위기도 잘 만들었고 코칭스태프·프런트와 선수들 사이 가교 역할도 잘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즌 전까지 조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부분은 아직 남아 있다. 롯데는 이대호가 합류하며 최준석-강민호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힘은 강력해졌지만, 기동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감독은 평가에 동의하지 않았다.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를 비롯해 전준우 손아섭 오승택 등 주력 좋은 선수 3, 4명만 상대를 압박할 수 있다면 우리 팀도 기동력은 처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완전한 선발진 구성도 미정이다.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를 선봉에 내세운 가운데, 박세웅 박시영 박진형 '박 트리오'와 송승준 노경은 등 고참들이 몇 자리 남지 않은 선발투수 자리를 두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치열한 경쟁 중인 베테랑과 젊은 투수들을 두고 시범경기 막판까지 저울질을 계속하는 조 감독은 "고참이라고 기용하고 어린 선수라고 안 쓰는 게 아니라 냉정하게 실력을 평가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투수를 돕기 위해 안정적인 수비를 구축하는 데도 신경 썼다. 내야수 문규현과 신본기 등 수비력이 좋은 선수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시즌에 앞서 열리는 시범경기는 현재와 미래의 전력을 시험하는 무대다. 롯데는 지난해까지 26번 열린 시범경기에서 열 차례 1위에 올랐지만 시즌 순위로는 정작 이어지지 않아 봄에만 잘한다는 의미의 '봄데'라는 오명도 붙었다. 조 감독이 처음 팀을 맡은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데 비해 올해는 호성적을 거뒀지만 그는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뿐'이라며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조 감독은 "시범경기는 시즌을 앞두고 집중적으로 팀을 위해 테스트해야 할 백업 선수나 젊은 투수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승패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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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감독이 항상 강조하는 것은 '기본'이다. 출루해서 열심히 뛰고 집중력을 가지고 수비하다가 실수하는 것은 납득해도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열심히 하지 않는 모습은 감독으로서 간과하기 힘들다는 생각이다. "기본적으로 선수가 할 것은 해야죠. 지난해부터 계속 강조한 만큼 이제 선수들에게도 어느 정도 녹아 들어갔다고 봅니다."

조 감독은 지난해 예방주사를 맞았다는 생각으로 이번 시즌 준비에 철저하게 임했다.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은 투수진 구성에 신경을 많이 썼고, 여러 상황에서 기용할 수 있는 백업 선수들을 준비하는 데도 힘썼다.

이제 남은 것은 부산 팬들의 사랑과 관심이다. 팬들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 조 감독은 고개부터 살짝 숙이며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한 마음'을 먼저 전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열심히 땀 흘려 준비했으니까 올해는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야구장을 많이 찾아와 주셔서 선수들에게 응원과 격려 좀 많이 보내주십시오."

글=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사진=김성효 전민철 서정빈 기자 연합뉴스

◇ 조원우 감독 프로필 1971년 부산 출생 수영초-부산중-부산고-고려대 1994-1999 쌍방울 레이더스  　　　　 (1994년 2차 5순위) 2000-2005 SK 와이번스 외야수 2005-2008 한화 이글스 외야수 2008-2009 한화 이글스 수비코치 2010 지바 롯데 마린스 연수 코치 2011 롯데 자이언츠 외야 수비 코치 2012 롯데 자이언츠 작전/주루 코치 2013 두산 베어스 작전/주루 코치 2014-2015 SK 와이번스 주루/수비 코치 2015 SK 와이번스 작전/주루 코치 2015 SK 와이번스 수석 코치 2015.10 롯데자이언츠 감독 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