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색에도 선수 웃어 정신력 의문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대표팀이 부진한 모습으로 1승도 거두지 못한 가운데, 선수들을 향해 실력과 의지 모두 부족하다는 질책의 목소리가 높다.

김인식 감독

대표팀은 두 경기에서 19이닝 동안 13안타를 치고도 1득점에 그쳤다. 국내 무대 정상급 타자로 구성된 타선은 이번 대회 들어 국내 리그에서와는 딴판이었다. KBO 리그는 최근 '타고투저' 성향이 두드러진다. 지난 시즌 기준 홈런 개수가 경기당 2.07개에 이르렀고, 3할 타자는 역대 최고인 40명까지 늘어날 정도로 공격력이 향상돼 전체 타율도 0.290으로 3할에 육박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타자들에게 유리한 한국만의 좁은 스트라이크존과 얇은 투수층을 발판 삼아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타자들은 이와 반대인 국제대회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몸쪽보다는 바깥쪽 높은 공에 대한 스트라이크 판정에 후한 미국 메이저리그(MLB) 심판의 판정에 당황한 타자들은 무기력했다.

선수 선발을 두고도 잡음이 이어졌다.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선수들의 대회 준비를 위해 최종 엔트리 확정 시기보다 석 달여 앞선 11월에 명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100여 일간 7명의 선수가 교체됐고, MLB에서 뛰는 정상급 선수가 대거 이탈하며 처음부터 힘을 뺐다.

대표팀의 정신력과 태도와 관련된 문제도 제기된다. 김태균(한화 이글스)은 지난 7일 네덜란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애국가가 나올 때 이대은과 함께 거수경례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 신분인 이대은의 행동은 당연하지만, 모자를 벗어 왼쪽 가슴에 대고 국기를 바라봐야 할 김태균이 이를 따라 한 것은 진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패색이 짙은 경기 막판에는 더그아웃의 몇몇 선수가 웃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실망스러운 경기에다 태도 논란까지 불거지자 일부 야구팬은 포털 사이트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배지열 기자